영호남 화합상징 화개장터 침수… 약초상 등 피해 속출

입력
2020.08.08 14:44
섬진강 지천 화개천 범람, 상인들 수천만원 피해
강 주변 국도 19호선 침수, 도로유실 등 피해 확대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가 8일 일주일째 쏟아진 폭우로 인근 화개천이 범람하는 바람에 완전히 침수돼 상인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경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섬진강 지천 화개천이 범람하면서 화개장터 일대는 물이 어른 가슴높이까지 차올라 약초상 등에서 보관중이던 약초가 무더기로 물에 침수됐다.

상인들은 물이 갑자기 차올라 물건을 구하지 못한 채 먼발치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안타까운 상황이 빚어졌다.

상인들은 "화개장터 내 가게마다 수천만원 상당의 약초 등을 보관하며 판매했는데 흙탕물에 잠기고 유실돼 생계가 막히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저지대인 화개장터 일대는 주택과 상가 수십 채도 7일 밤부터 침수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하동군의 안전안내 문자와 대피 권고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8일 오후 1시 현재 화개장터 인근 화개면사무소는 민원실 바닥까지 물이 차올랐고, 화개파출소도 어른 허리 정도까지 침수돼 119구조대원들은 고무보트를 띄워 화개장터 인근 건물에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아울러 구례 곡성 등 섬진강 상류에 집중호우가 내리면거 섬진강을 따라 달리는 국도 19호선 하동읍∼화개면 구간 상당 부분이 침수돼 도로 유실 등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개면 관계자는 "화개장터가 장마로 침수된 것은 1988년 이후 32년 만이지만 날로 호우 강도가 거세지고 있어 항구적인 침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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