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기 수원사업장을 찾아 자녀가 있는 여성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의 올해 아홉 번째 현장 임직원 간담회 일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일과 육아 병행에 어려움이 큰 '워킹맘'의 고충을 직접 청취하고 격려하는 자리였다.
이 부회장은 간담회 참석자들로부터 코로나19 이후 직장 및 가정 생활에서 겪고 있는 변화와 어려움에 대해 듣고 공감을 표했다. 이어 참석자들과 △일과 삶의 균형 △남성 임직원의 육아 분담 활성화 △여성 리더십 계발 방안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산업은 물론 직장 생활, 가정 생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며 특히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며 "차제에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고 잘못된 것, 미흡한 것, 부족한 것을 과감히 고치자"고 말했다. 이어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했다.
이런 발언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사 운영 방식과 문화를 선제적으로 바꿀 것을 주문하면서 '여성 리더 육성'을 조직 혁신의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걸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중 여성 비중은 40.2%다. 최근 10년간(2009~19년) 여성 임원 비중은 0.76%에서 6.53%, 여성 간부는 7.49%에서 14.67%로 각각 늘었지만 전체 여성 비율엔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임신부 등 모성 보호가 필요한 인력을 대상으로 전면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육아를 위한 가족돌봄 휴가를 제한 없이 사용하도록 긴급조치했다. 2015년부터는 육아휴직 기간(자녀 1명당 2년) 및 대상(만 12세까지)을 법정 기준보다 확대했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기한도 법정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충남 온양사업장 방문 후 일주일 만에 임직원 간담회를 갖는 등 '현장 격려'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50만 임직원이 근무하는 삼성그룹의 총수로서, 회사 경영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최종 결정자' 역할과 더불어 현장 일선에까지 일체감을 불어넣는 '구심점' 역할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