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살해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백신 개발을 통해 내년 말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파우치 소장은 5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나와 가족이 살해 위협을 받고 경호가 필요할 정도로 내 딸들이 괴롭힘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변 위협이 고조되면서 파우치 소장에 대한 개인 경호는 지난 4월부터 강화됐다. 그는 업무 외 자택에 머무르는 시간에도 경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과학에 기반한 자신의 발언이 왜 공격받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순수한 공중보건 원칙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나와 당신이 과학 세계에서 발언하는 것을 실제 위협할 정도로 싫어한다는 건 꿈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코로나19 같은 위기는 최고와 최악의 사람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파우치 소장은 과학과 증거에 기반한 정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어떤 측면에선 데이터를 제시하려는 과학자들이 권위적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도 "권위와 정부를 밀어내는 건 과학을 밀어내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같은 날 있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선 "내년 초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최대 10억회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말에는 세계가 코로나19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백악관으로부터 (백신 승인을) 대선 시점에 맞추라는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보건당국은 정치적 고려 없이 안전성과 효용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