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최대 80~100㎜ 물폭탄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강원 영서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최대 370㎜가 넘는 비가 내린 가운데 최대 500㎜ 폭우가 더 예보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강원지역 산사태 우려 지역과 물을 잔뜩 머금은 급경사지는 5,000곳이 넘는다.
강원기상청 집계 결과, 지난달 31일부터 4일 오전까지 내린 비의 양은 철원 장흥 371.5㎜를 비롯해 춘천 남이섬 331㎜, 철원 318.8㎜, 춘천 283.2㎜, 영월 278.6㎜, 홍천 214.8㎜ 등이다.
이날 오전 들어 철원 장흥과 김화, 인제 원통 등 영서북부에 시간당 18~19.5㎜의 장대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해 주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닷새째 이어진 비는 강원지역 곳곳에 상처를 남겼다.
철원군 근단면 육단리 국도 56선이 사면에서 쏟아진 낙석으로 한때 통제됐다. 20톤이 넘는 낙석사고가 발생한 춘천 신북읍 용산리도 국도 5호선은 응급복구 끝에 이날 오전 통행이 재개됐다.
양구 해안면과 방산면 소하천도 물폭탄을 맞아 범람위기를 맞기도 했다. 횡성과 철원 등 영서지역 주택 23채가 처참히 부서졌다. 철원 생창리 파프리카 농장 등 축구장 59개 해당하는 농경지 41.6㏊가 쑥대밭이 됐다.
3일 새벽 시간당 8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던 철원 생창리와 화천 산양리 등지에서 이재민 36명이 발생했다. 비가 계속 이어지며 이들은 피해복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태백선 입석~쌍용, 영동산 동해~원주 등 철도운행도 2일 이후 중단되고 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5일까지 영서지역에 5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져 있어 적은 비에도 산사태나 토사유출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강원도내 산사태 취약지구는 산사태 우려 438곳과 토석류 우려 2,229곳 등 모두 2,667곳에 달한다. 여기에 물을 잔뜩 머금은 급경사지 2,342곳까지 감안하면 취약지가 5,000곳이 넘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로 상향했다. 양구군과 인제군, 영월군, 철원군 등 영서지역 6개 시군에 산사태 경보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