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오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샬럿에서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대선후보 지명식의 공개 여부부터 불확실하다.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고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끌려가다 뒤늦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한 확산세을 의식하다 보니 스텝이 꼬인 것이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은 이번 전대가 언론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던 대변인의 전날 발언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RNC 측은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언론뿐만 아니라 공화당 대의원들도 참석에 제한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혼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자신에게 비판적인 주류 언론들의 전대 출입을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CNN은 "미국에서 대선후보 공식 지명식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 출입기자회 회장인 제크 밀러 AP통신 기자는 "미국에서 주요 정당이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건 미국 국민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며 전대 취재 허용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언론 비공개로 인한 혼선은 소란과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공화당 전대의 가장 최근의 변화"라고 꼬집었다.
사실 공화당 전대를 둘러싼 혼선은 처음이 아니다. 당초 24~27일 샬럿 개최를 준비하던 공화당은 민주당 소속 주지사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반발해 지난달 11일 플로리다주 잭슨빌로 전대 장소를 옮겼고, 닷새 후인 16일 규모가 축소된 잭슨빌 전대 계획이 확정됐다. 그런데 일주일 뒤인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지역의 코로나19 사태 악화를 이유로 이를 전격 취소하면서 다시 샬럿 전대를 언급했지만 참석 인원 등을 포함한 로드맵이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후보 수락 연설이 백악관에서 열릴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아직까지 별다른 혼선 없이 전대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전대는 17~20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화상으로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