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가 개막 후 3달 만에 관중 입장을 허용한 첫 주말 13,000명 가량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팬들은 비록 홀로 앉아 박수로만 선수들을 응원해야 했지만, 직관이 주는 설렘에 비가 들이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3일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지난 1~2일에 치러진 2020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14라운드 6경기와 K리그2(2부리그) 13라운드 5경기에는 총 1만2,623명의 관중이 찾았다. 그 중 유료관중은 1만1,1544명으로 전체 관중의 91.45%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관중이 찾은 경기장은 172일 만에 문을 연 전주월드컵경기장이었다. 연맹 지침에 따라 전체 좌석 규모의 10%인 4,205석이 개방된 가운데 총 3,048석(유료관중 2,959명)이 채워졌다. 직관을 기다리던 팬들 덕에 티켓은 불티나게 팔렸다. 전북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에 일반 전체 예매를 시작했는데, 다음날 아침까지 약 1,300석이 팔렸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좌석을 적게 개방한 부산 아이파크와 제주 유나이티드는 매진을 기록했다. 부산에서는 20분 만에 마련한 574개의 유료좌석이 다 팔렸고, 관중들 역시 경기 당일 '노쇼(no show)' 없이 자리를 메웠다. 약 3,000명까지 입장을 허용할 수 있던 제주는 안전을 위해 1,000석만 개방했는데, 무료 입장 관중을 포함해 이날 준비한 좌석을 모두 채웠다. 제주 관계자는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매진됐다"며 "이번 경기 운영 결과를 두고 구단 자체적으로 회의를 거친 후, 점차 관객 수용 규모를 늘릴 수도 있다"고 했다.
경기가 치러진 양일간 많은 지역에 큰 비가 쏟아져, 예약 취소도 일부 있었지만 수많은 팬들은 예정대로 경기장을 찾았다. 빗속에서 일행과 떨어져 응원가를 부르지도 못하지만 이들은 직관에 대한 열정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좌석 간 거리두기, 취식 및 응원(응원가ㆍ어깨동무ㆍ메가폰 등)금지를 사전에 권고한 바 있다. 실제 경기 중간에도 구단은 팬들을 향해 착석 및 응원금지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수원삼성 팬인 고등학생 김성재(16)군은 "지난 2월 수원과 일본 빗셀 고베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직관 이후 처음으로 빅버드를 찾았다"며 "응원이 직관의 꽃이지만, 축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여자친구와 함께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수원 팬 김대성(31)씨는 "잔디 냄새가 좋아서 축구를 보러 오는데, 그간 집에서만 보다 보니 답답했다"며 "비도 오고 여자친구와 떨어져 앉아, 응원도 못하지만 (직관을 할 수 있어)괜찮다"고 했다. 최종균(36)씨도 "지난해 11월 제주와의 원정경기 이후 첫 직관"이라며 "응원이 불가하지만, 박수를 열심히 쳐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