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청소년 3명 중 1명은 1주일 평균 운동 시간이 3시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가정 경제 수준에 따라 운동량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수면시간과 식사 횟수 등도 경제수준에 따라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청소년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지난해 초등학교 4~6학년, 중고교 1~3학년 학생 등 총 8,201명과 교사 31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조사결과 학생 청소년들의 1주일 평균 체육시간은 약 2.64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3의 경우 체육시간에 신체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도 6.9%에 달했다. 응답자의 3분의 1인 33.1%가 학과 정규 체육시간 외 운동시간이 전혀 없다고 답하는 등 건강의 중요 요소인 운동을 위한 시간이 전반적으로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좋은 경우에는 사정이 달랐다. 가정 경제수준이 ‘상’에 해당하는 학생 가운데 체육 시간 외에 주3일 이상 운동한다는 비율은 41.3%에 달했다. 반면 가정 경제사정이 ‘중’인 경우엔 30.1%, ‘하’인 경우엔 31.2%로 떨어져 가정 경제수준 차이에 따라 충분한 운동시간을 확보하는 비율이 최대 10%포인트가량 차이가 났다.
수면 시간도 집안 사정이 좋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평균 45분 길었다. 학생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18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8시간 22분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가정 경제수준이 ‘상’인 학생의 수면시간은 평균 7시간 37분, ‘하’인 학생은 6시간 52분으로 조사돼 격차를 보였다.
학생 청소년 4명 중 1명(24.3%)이 주 5일 이상 아침식사를 먹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로 아침 결식률이 높았으나 이또한 가정 경제수준에 따른 차이가 컸다. 경제수준이 ‘상’인 학생 10명 중 6명(58.4%)은 아침식사를 ‘매일 먹는다’고 답했지만 ‘하’인 경우엔 10명 중 4명(38.3%)에 그쳤다. 경제수준이 ‘하’인 경우 ‘일주일 동안 아침식사를 전혀 안한다’는 응답도 21.3%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의 1%는 아침과 저녁식사를 모두 5일이상 먹지 않는 심각한 결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 경제수준이 어려운 여학생 중 5%는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서 생리 중 곤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가정 경제수준이 ‘하’인 학생 청소년들의 12%는 ‘자살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봤다’고 응답해 평균 긍정 응답률 5.9%에 비해 2배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학생 청소년들은 학업 위주의 생활환경으로 인해 건강의 기본요소라고 할 수 있는 운동, 영양, 휴식에 있어서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음에도 청소년과 교사들은 실생활에서 건강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해 건강권이 좁은 의미로 해석되거나 건강에 대한 권리의식이 낮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원은 “건강권은 단순히 질병을 예방하거나 질병 발생 시 치료를 받을 권리가 아니고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건강에 대한 권리”라며 “청소년기 건강격차는 성인기로 이어지고 삶의 만족도와 직결되기 때문에 청소년기 건강격차 해소는 중요정책 의제로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