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미래통합당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에 합류했다는 소식에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그를 향한 비판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성폭력 대책 특위를 발족하고, 위원장에 김정재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또 이 교수와 양금희ㆍ서범수ㆍ전주혜ㆍ황보승희 의원 등 위원 11명을 위촉했다. 최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사회적 화두가 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서다. 이 교수는 여성가족부의 여성폭력방지위원회 민간위원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여성 인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특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어 당은 중요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든 어떤 당이든 같은 도움을 제안했다면 응했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여권 지지성향을 보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의 해명에도 "보궐선거나 비례대표 전 실적을 쌓으려 하는 것"이라는 근거 없는 의심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법조인인 이 교수의 남편이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며 그의 통합당 특위 합류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범죄 심리학자인 이 교수가 진영에 관계없이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지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범죄 피해 여성의 편에 서서 진상규명 등의 활동을 하는데 여야가 무슨 의미가 있고, 진보ㆍ보수 따지는 게 뭐가 필요한가"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 교수를 향한 공격의 광경을 보니, 그들의 눈에는 정파만 보이지 여성의 존재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