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전처, 이혼 합의금 중 2조원 통 큰 기부

입력
2020.07.29 21:39
인종차별  철폐ㆍ환경보호 단체 등에

세계 최대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전 배우자인 소설가 매켄지 스콧이 이혼 합의금 중 약 17억달러(약 2조336억원)를 시민단체 등에 기부했다.

스콧은 28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미디엄'을 통해 인종평등과 경제적 이동성, 성평등, 공중보건, 환경보호 등을 위해 활동하는 116개 비영리단체에 기부한 사실을 알렸다. 후원 대상에는 인종차별에 맞서는 법률단체인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법률보호기금(LDF)과 오바마재단, 조지 W. 부시 대통령센터, 유럽기후재단(ECF) 등이 포함됐다.

스콧은 지난해 2월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 서명하면서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1년 반만에 벌써 상당한 액수를 쾌척한 것이다. 기빙 플레지는 워런 버핏과 빌ㆍ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2010년 시작한 억만장자 기부 약속 캠페인이다. 기부 내역을 밝히는 글에서 스콧은 "나는 지난해 내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서약했고, 그 서약을 완성시키는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콧은 "2020년 상반기를 지켜보며 다른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슬픔과 공포를 느꼈다"며 "내게 희망을 준 것은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때 생길 변화에 대한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기부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다졌다. 그는 "누군가의 재산은 일부에겐 기회를 제공하지만 수많은 다른 이들에겐 장애물이 되는 사회구조의 산물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서약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콧은 지난해 1월 베이조스와 결혼 25년만에 이혼하면서 베이조스가 보유하고 있던 아마존 주식의 4분의 1을 이혼 합의금으로 받았다. 이는 당시 기준 350억달러(약 41조8,810억원)어치로, 아마존 전체 지분의 4%에 달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에 따르면 현재 스콧의 순자산은 600억달러(71조7,960억원)에 달한다.

강유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