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ㆍ현직 세계랭킹 1위' 고진영-박인비, 미국 대신 제주서 맞대결

입력
2020.07.29 16:26



전ㆍ현직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ㆍ솔레어)과 박인비(32ㆍ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가 아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에서 맞붙는다.

KLPGA 투어 2020 시즌 하반기를 여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가 30일부터 나흘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ㆍ6,500야드)에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뒤늦게 개막하는 LPGA와 같은 주간 열리지만, 김효주(25ㆍ롯데), 이정은(24ㆍ대방건설) 유소연(30ㆍ메디힐) 등 세계랭킹 상위 랭커들이 국내 대회에 나서면서 ‘LPGA만큼 화려한’ KLPGA 무대가 됐다.

삼다수 후원을 받는 박인비와 고진영의 출전이 단연 눈길을 끈다. 고진영은 6월 롯데칸타타 여자오픈(공동 45위)과 한국여자오픈(6위)을 이어 약 한 달 만에 올 시즌 3번째 KLPGA 투어에 나서고, 박인비는 올해 들어 처음 KLPGA 투어에 나선다. LPGA 투어를 포함하면 지난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5개월 만의 공식대회 출전이다.

고진영은 대회 개막 하루 전인 29일 세인트포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힘든 시절이지만, 대회 개최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소중한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LPGA 투어에 진출하기 전인 2017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고진영은 3년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앞서 “한국여자오픈에서 내 플레이는 100%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번 대회에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집중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인비는 프로골퍼 출신 남편 남기협씨의 조력을 얻어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인비는 “오랜만의 대회라 긴장된다”며 “캐디가 호주 사람이라 국내에 오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부터 다음달 LPGA 투어 브리티시오픈까지 남편이 캐디를 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남편이 캐디를 해서)프로다운 느낌이 떨어질까 걱정도 되지만,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싶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국내파 선두주자는 루키 유해란(19ㆍSK네트웍스)이다. 지난해 추천 선수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가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유해란은, 올해는 K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해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유해란은 “루키 신분으로 타이틀을 방어할 기회를 갖게 된 것 자체가 영광이고,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함께 경기하는 세계적인 언니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해 유일한 다승 선수인 박현경(20ㆍ한국토지신탁)도 직전 대회인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이후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1,2라운드에서 자신이 가장 의지하던 선배 고진영, 그리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유해란과 한 조에 묶였다. 지난 시즌 6관왕 최혜진(21ㆍ롯데)은 이정은, 이소미(21ㆍSBI저축은행)와 한 조를 이뤘고, 김효주는 김민선(25ㆍ한국토지신탁), 박민지(22ㆍNH투자증권)와 한 조에서 출발한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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