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이어 인천항에서도 러시아 선박 선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러시아 선박 선원→선박 수리 업체 직원→가족'으로 이어지는 코로나19 n차 감염이 확산 중인 부산항과 달리 인천항은 선원 1명 외에 추가 감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2시쯤 인천 북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화물선(6,800톤)의 선원 2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60대 선원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국적의 이 선원은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나머지 선원 19명은 14일간 선내에 격리 조치됐다. 인천해양수산청은 화물선을 소독하고 격리 조치 이후에 화물을 내리도록 했다.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화물선에 승선한 국립인천검역소 직원 외에 접촉자는 도선사가 유일했는데, 검사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러시아 화물선 입항 당시에 방호복을 입고 배에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화물선은 지난 2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고철을 싣고 출항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선원을 포함해 20명의 선원은 모두 무증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해양수산청은 앞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유사 시에도 인천항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난달 하역절차 등 대응계획을 마련했고 이번에 이를 적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부산항에서 러시아 선원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에 인천검역소와 함께 도선사에게 방호복을 착용시키고 접촉자를 최소화하는 등 더 강화된 조치를 했다"며 "장기 항해를 한 원양어선에서 확진자가 나온 부산항과 달리 인천항에 들어온 화물선은 항해 기간이 5일로 짧아 선내 감염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원양어선 페트르원호(7,733톤)에 타고 있던 선원 94명 중에 3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이 배를 수리한 선박 수리 업체 직원 8명과 이들 가족 2명도 확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