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앞에 엎드려 사죄하는 남성을 본뜬 조형물 '영원한 속죄'를 전시한 한국자생식물원 김창렬 원장이 전시 철거 계획이 있냐고 묻는 말에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조형물을 치우실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 생각은 전혀 없다. 우리 집 마당에 만들어 놓은 걸 이웃집에서 뭐라 한다고 창고에 놓을 수도 없고, 그냥 오는 사람들 와서 볼 수도 있고 이렇게 사진도 찍을 수 있을 거고 그냥 놓을 것"이라고 답했다.
해당 조형물 '영원한 속죄'는 강원 평창의 민간식물원인 한국자생식물원원에 설치된 작품으로 소녀상 앞에 한 남성이 엎드려 사죄하는 모습을 본떴다. 문제는 조각된 남성이 일본 아베 신조 (安倍晋三) 총리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면서 일본 정부도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8일 "표현의 자유는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만약 이런 조각상이 설치된 게 사실이라면 국제 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김 원장은 해당 남성에 대해 아베 총리를 본뜬 것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대상(조각된 남성)은 사죄하는 누군가이지 아베를 콕 집어서 '이건 아베야' 이렇게 만든 건 아니다"라며 "왜냐하면 아베는 총리는 곧 물러날 사람 아닌가. 그 사람을 형상화해서 작품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일본 정부가 항의하는 데 대해 "그들이 잘못한 것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고 아직도 진행형"이라며 "독도를 아직도 자기네 영토라 하고 무역 문제나 한국에 대한 태도 등 자기들이 하는 건 문제가 아니고 개인이 만든 조형물이 결례된다는 건 자기중심적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내 농사짓는 사람, 식물원 하는 사람이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어서 이런 짓을 하겠나. 다만 '이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하나의 조각으로 만들어 놨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또 일본을 향해 "개인의 생각을 만들어 작품화 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문제 되는 걸 원치 않는다. 안 그랬으면 좋겠다"라며 "더불어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계기로 삼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