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의 계정을 무더기로 삭제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이 연방대법원의 승인 하에 진행 중인 '가짜뉴스' 조사와 연관됐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트위터는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가짜뉴스 유포 조사 대상에 올라 있는 호베르투 제페르손 전 브라질노동당(PTB) 대표와 기업인 루시아누 항, 인플루언서 알란 두스 산투스, 극우단체 '브라질의 300'을 이끄는 사라 윈테르 등 20명가량의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정 삭제는 가짜뉴스 유포 사건 조사를 총괄하는 연방대법원의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의 결정에 의한 것이다. 트위터는 성명을 통해 "브라질 대법원의 조사와 관련된 법률적 결정에 신속하고 엄격하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도 "브라질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유효한 법률적 결정을 준수한다"며 이들의 계정을 삭제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짜 뉴스를 퍼뜨려 대법관을 포함해 입법ㆍ사법부 고위 인사들을 공격하고 위협ㆍ협박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5월 말에는 연방경찰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가까운 정ㆍ재계 인사와 유명 블로거 등 17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해 3월부터 연방대법원의 승인 아래 가짜뉴스 유포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페이스북은 지난 8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아들과 측근, 지지자들이 관련된 계정 35개와 14개 페이지, 인스타그램 계정 38개를 삭제했다. 이 계정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전부터 가공의 인물을 내세워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문제의 페이스북 계정은 88만3,000여명, 인스타그램 계정은 91만7,000여명의 팔로워가 있으며 계정 운영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인 테르시우 아르나우지 토마스 등 최소한 6명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차남인 카를루스 보우소나루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도 계정 운영에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