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승진? 유임? 고위 간부 인사 앞둔 검찰 '폭풍전야'

입력
2020.07.25 14:00
다음주 검사장 인사 단행 전망... 이후 중간간부 인사
'윤석열과 대립'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대관심
송삼현ㆍ이정회 검사장 사의... 인사 폭 더 확대 예상


'검언유착' 의혹 사건 등을 둘러싼 대립 속에서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파격 인사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와 고위 간부들의 추가 사퇴 등에 관심이 모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초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이어 중간간부급인 차장ㆍ부장검사 인사도 예정돼 있다. 법무부는 지난 22일까지 검사장, 차장검사 승진 대상인 사법연수원 27~30기를 대상으로 인사검증 동의를 받은 상태다. 최근 김영대 서울고검장(57ㆍ사법연수원 22기)과 양부남 부산고검장(59ㆍ22기)이 사직서를 낸 데 이어, 이날 송삼현(58ㆍ23기) 서울남부지검장과 이정회(54ㆍ23기) 인천지검장도 사의를 표한 사실이 추가로 공개됐다. 따라서 검사장 인사 폭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성윤(58ㆍ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이 지검장은 최근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놓고 '전문수사자문단 절차 중단, 수사 독립성 보장' 등을 요구하며 공개적으로 윤 총장에게 반발했다. 정권의 관심도가 높은 사건들을 지휘하고 있는 그에 대해서는 공석이 된 고검장 자리로의 승진과 유임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이 지검장과 반대로, 같은 23기 검사장인 송 지검장과 이 지검장은 결국 옷을 벗게 됐다. 법무부는 최근 이들에게 먼저 사퇴 의사를 물어보는 등,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지검장은 신라젠과 라임자산운용 등 여권 인사 연루설이 나온 사건 수사를 총괄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후에도 추가로 사의를 표명하는 고위 간부들이 나오면 인사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 남아 있는 일부 윤 총장 측근 간부들까지 교체함으로써, 윤 총장을 더더욱 고립시키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월 인사에서 추 장관은 한동훈 당시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과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 대검 주요 참모들을 모두 지방으로 발령시켰다. 곧이은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서울중앙지검 핵심 보직인 1ㆍ2ㆍ3ㆍ4차장과 대검 참모들을 대부분 교체했다. 당시 총장 의견 수렴 과정을 놓고 불거진 '윤 총장 패싱'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도 높다.

검사장 승진 대상자의 경우 주로 27, 28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기에는 서울중앙지검의 이정현(52) 1차장과 신성식(55) 3차장, 주영환(50)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이, 28기에는 이종근(51) 서울남부지검 1차장, 이근수(49)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이 있다. 현재 검사장급 고위 간부 공석은 서울동부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대전ㆍ대구ㆍ광주ㆍ부산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8석이다. 고검장 공석 2석 승진에 따른 연쇄 이동까지 감안하면 총 10석이다. 다만 고검 차장 자리를 비워놓는 추세가 있어 정확한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인사를 앞두고 '청와대 지방선거 개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불법승계' 의혹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 수사가 마무리될지도 관심사다. 두 사건을 각각 맡은 서울중앙지검의 김태은(48ㆍ31기) 공공수사2부장과 이복현(48ㆍ32기) 경제범죄형사부장은 1월 인사 때 유임됐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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