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씨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주민 심모(49)씨의 변호인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간 두 차례 기일 변경 등 우여곡절 끝에 열린 심씨의 재판이 변호인의 사임으로 또 다시 미뤄졌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 허경호)는 24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감금ㆍ폭행ㆍ상해), 무고, 강요미수, 협박, 상해 등 7개 혐의로 기소된 심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애초 심씨의 첫 재판은 지난 3일 열리기로 돼있었는데, 심씨의 요청으로 2차례 기일이 변경돼 이날로 일정이 확정됐다. 하지만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심씨 측 변호인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혀 다음달 21일로 재판이 또 다시 밀렸다.
이날 열린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청취한 변호인은 "시간적인 이유로 오늘 사임하기로 했는데, 피고인이 새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했다"면서 "새 변호인을 선임해 향후 절차를 진행하는 게 낫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의 사임 소식을 접한 재판부는 "구속사건이라 반드시 변호인이 있어야 하니, 법원에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진행하는 방향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황한 심씨는 국선변호인 선임 관련 "예상치 못한 일이라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답변했다. 재판부는 이에 "피고인이 일부러 재판을 지연시킨다는 오해를 하게 하는 일은 없는 게 좋다"라며 "피고인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아파트 갑질' 혐의로 논란이 된 심씨에 총 7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주민 심씨는 지난 4월 경비원 최씨와 주차 문제로 다툰 뒤 지속해서 최씨를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경비원 최씨는 심씨에게 폭행과 협박 등을 당했다는 유언을 남긴 뒤 지난 5월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애초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심씨는 이날 공판을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