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3일 첫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발사했다. 착륙에 성공하면 미국, 러시아에 이어 3번째다. 미국과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 중인 중국이 이번에는 ‘우주 굴기(崛起ㆍ우뚝 섬)’에 한발 더 다가설 전망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낮 12시 41분 하이난 원창위성발사센터에서 톈원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고 전했다. 톈원 1호는 중국이 독자 개발한 최대 운반로켓 창정(長征) 5호에 실려 우주 공간에 진입했다. 내년 2월 화성 궤도에 도착해 두 달간 선회하다가 4월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중국은 2011년 화성궤도선 잉훠(螢火) 1호를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어 발사했지만 지구 궤도를 벗어나지 못해 실패한 전례가 있다.
중국은 톈원 1호가 △포괄적인 화성 관측 및 탐사 △화성 표면 착륙 △화성 환경 탐사 등 3가지 목표를 동시 달성하는 세계 최초의 탐사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주공간에서 화성을 조사하고, 화성 표면에 내리고, 화성 곳곳을 누비는 것이다. 미국이 그간 각각 나눠서 수행해온 임무를 중국은 단 한 번의 발사로 해치우는 셈이다. 톈원 1호는 궤도선과 착륙선, 탐사차량(로버)으로 구성되는데 탐사선이 화성 궤도에 진입하면 착륙 모듈이 작동해 행성 표면에 접근한 뒤 탐사차량이 최종 임무를 수행한다. 톈원의 총 무게는 5톤에 달한다.
중국이 발사 전날 공개한 탐사차량은 높이 1.85m, 무게 240㎏으로, 바퀴 6개와 태양전지판 4개를 탑재해 시속 200m로 이동할 수 있다. 다스펙트럼 카메라, 지표면 침투레이더, 기상 측정기 등 6가지 과학장비를 장착했다. 3개월간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며 지하 100m 아래의 얼음층을 확인하고 화성 토양과 지질, 대기 특성 등을 파악하는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동시에 궤도선은 고도 265~1만2,000㎞ 사이 화성의 극타원궤도를 돌며 1년 동안 관측 조사에 나선다. 중국은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성 지질 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톈원’은 ‘하늘의 진리를 묻는다’라는 의미다. 기원전 3세기 전국시대 초나라 시인 취위안(屈原)의 시 제목에서 따왔다. 우주 탐사 같은 과학적 진리를 추구하는 것은 멀고도 험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 정부는 “끝없는 우주를 탐험하고 젊은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사랑을 심어주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달 너머의 행성 탐사계획을 발표한 중국은 로켓 개발 50주년을 맞은 올해 4월 24일 ‘항공 우주의 날’을 맞아 향후 추진할 행성 탐사 프로젝트의 이름을 톈원으로 정했다.
미국에 앞서 우주공간을 선점하려는 중국의 끝없는 시도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창어(嫦娥) 4호’가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한 데 이어 올해 안에 창어 5호를 발사해 달의 표본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베이더우(北斗)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35개 위성을 모두 발사해 중국만의 독자적인 위성항법체계(GPS)를 갖췄다. 2022년 우주정거장을 완성하고, 2030년 화성 표본을 수집할 우주선을 띄우고, 2040년 지구와 달을 잇는 교통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중국 외에도 올해 7월은 화성탐사가 전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지구와 화성은 궤도에 따라 5,500만㎞에서 최대 4억㎞까지 떨어져 있는데 올 여름에 거리가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앞서 20일 아랍에미리트(UAE)가 일본에서 첫 화성탐사선 ‘아말’을 발사했고,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달 30일에서 내달 15일 사이 퍼서비어런스 탐사선을 발사해 화성의 미생물 흔적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