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 코로나 미스터리… 中, '집단감염' 일상화

입력
2020.07.21 14:00
베이징 이어 감염경로 불명 사례 속출
"상시 방역에도 우발적 발병 못 막아"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닷새간 50명을 넘어섰다. 보건당국은 수도 우루무치시를 봉쇄하며 '전시 상태'를 선포했지만 최초 감염원이 파악되지 않아 방역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에 이어 감염 경로를 규명하기 어려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중국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모양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1일 "신장자치구에서 전날 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장에서는 지난 15일 첫 환자를 시작으로 17일 16명, 18일 13명, 19일 17명 등을 포함해 5일간 5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신장은 앞서 149일간 신규 환자가 전무하던 곳이다.

하지만 당국은 어떻게 최초 감염이 발생했는지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 모두 역학조사 결과 외국에 나간 적이 없었다. 한 때 카자흐스탄에서 귀국한 여성이 핵산 검사를 받지 않고 들어와 전염병이 퍼졌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공안 조사 결과 허위사실로 드러나 유포자가 처벌을 받기도 했다. 위구르 보건위원회는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를 잇는 관문은 춘제(春節ㆍ중국 설) 이후 철저히 봉쇄된 상태"라고 밝혔다. 해외 유입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달 초 우루무치시에서 열린 한 결혼식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1월 말 고향에 돌아온 '슈퍼 전파자' 남성이 마을 잔치에 참석한 이후 10여명이 감염되고 3,500여명이 격리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우루무치 당국이 "도시 내 주요 제품과 음식, 장소, 하수 표본까지 검사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당국은 단서를 찾기 위해 주민 전체를 상대로 무료 핵산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돌발적인 집단감염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장원훙(張文宏) 푸단대 감염내과 주임은 "국지적이고 소규모로 밀집성 감염사례가 나타나는 것은 상시 방역 국면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쩡광(曾光)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과학자는 "우발적인 발병을 막기는 어렵고 즉시 통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