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체제의 보루인 공산당을 향해 연일 날을 세우자 중국도 한층 거친 언사로 맞받아치고 있다. 관영매체를 동원해 "공산당을 중국에서 떼어놓으려는 건 미국의 편집증적 히스테리"라며 "공산당을 핑계로 중국의 위험을 과도하게 부각시키지 말라"고 반발했다.
환구시보는 20일 "미국은 공산당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는 표현으로 중국 인민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워싱턴이 두려워하는 건 공산당이 아니라 중국 자체인데도 정치 투기꾼들의 심각한 오판에 휩쓸려 미국의 대중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공산당의 리더십이 전복된다면 국가 전체가 대혼란에 빠져 구 소련 붕괴보다 더한 비극이 초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은 사회와 통합돼 있어 서구의 정당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미국이 의도적으로 왜곡한다는 것이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공산당이 통치하는 중국의 도전과 위협에 눈을 뜨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지 모른다"면서 "미국이 더 우려할 대상은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뉴욕타임스(NYT)가 "미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 2억7,000만명의 입국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이어 또 다시 중국 공산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중국 내부의 극단적인 대립을 조장하려는 미국의 공세가 '이중잣대'라는 지적도 나왔다. 공산당을 자유민주주의의 적으로 매도하면서도 남중국해 문제 등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과 정치체제가 유사한 베트남은 어떻게든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시들해진 반면 중국의 문화에 대한 자신감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념투쟁에서 미국의 노력이 헛수고가 됐다"면서 "베이징과 하노이를 상반되게 대하는 건 미국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세계는 선동이 난무한 과거 냉전시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