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와 부평구 계양구 가정집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돗물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서울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시 수질 관리 관계 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집을 찾아 유충 유입 과정 조사에 나섰다.
20일 서울시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중구의 오피스텔 A 주민이 지난 19일 오후 11시께 샤워를 마친 뒤 욕실 바닥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1cm 길이 붉은 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서울 중부수도사업소에 신고했다. 사업소는 신고 접수 후 50여 분 뒤 현장에 도착해 유충을 수거했다. 본부 관계자는 "샤워기나 샤워기 필터에서 발견된 게 아니라 주민이 샤워를 마친 뒤 욕실 바닥에서 유충을 발견한 상황"이라며 "오늘 오전 6시께 특별점검반을 보내 오피스텔 내 정확한 유충 유입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부는 이 유충이 서울의 정수장이나 배수지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본부 관계자는 "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알려진 뒤 서울 6개 정수장을 비롯해 101개 배수지를 모두 점검했는데 이상이 없었다"며 "인천과 달리 서울 정수장은 밀폐형으로 돼 있어 외부에서 벌레가 들어오기 쉽지 않고, 만약 정수장과 배수지를 통해 벌레가 들어왔다면 적어도 해당 오피스텔 주민들에 집단으로 (유충이 발견됐다는)민원이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은 한 건만 접수된 상황"이라고 했다.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중구의 해당 오피스텔은 지하 저수조에서 각 세대로 물이 공급되는 방식이라, 본부는 현재 저수조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본부 관계자는 "해당 저수조에서 물을 확보해 서울물연구원에서 유충 유무 검사 결과를 진행중"이라고 했다. 본부는 이날 오후 4시께 검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오피스텔에서 나온 유충이 인천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과 같은 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본부는 확인을 위해 외부 기관에 맡겨 유충 DNA 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깔따구 유충은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날벌레가 알을 낳으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가정집에서도 유충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본부 관계자는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확인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