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서울시가 묵인하거나 오히려 조장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18일 시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울시 관계자들을 금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 인원이나 세부 일정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시 관계자들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발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전날 서울청 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데 이어 이날 관계자들을 줄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제 수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측은 기자회견과 입장문을 통해 지난 4년간 시장실과 비서실에서 성폭력이 일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들은 특히 이런 성추행 사실을 시 내부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시 관계자들이 번번이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라'며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성적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피해자가 6개월마다 부서를 옮겨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역시 제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실상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성폭력 등에 노출됐는데도 시 관계자들은 박 전 시장의 '기분'을 맞추느라 이런 상황을 묵인하고, 오히려 그의 성추행을 조장ㆍ방조했다는 것이 피해자 측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