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황경란 '사람들' 외

입력
2020.07.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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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람들

황경란 지음. 201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황경란 소설가의 첫 소설집. 곳곳에 존재하지만 다양한 세상사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한 이들의 삶을 그린다. 7편의 작품을 담은 이 책에는 신문사 기자 륜이 연재한 ‘사람들’에 관한 소설을 시작으로 ‘얼후’, ‘선샤인 뉴스’, ‘킹점’ 등 4편이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주변부의 삶에 관심을 갖고 집요하게 다가가며, 일상적인 뉴스거리로 소비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편한다. 가정폭력, 파괴되는 자연, 고된 노동 등 시대의 외침을 고스란히 녹여낸다. 산지니ㆍ224쪽ㆍ1만 5,000원



◇당신의 4분 33초

이서수 지음.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구제, 빈티지 혹은 구원’으로 등단한 이서수 작가의 장편소설. 이 책은 “한국문학을 한 단계 비약시킬 중요한 자신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을 받으며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했다. 미국의 전위 음악가 존 케이지의 연주곡 ‘4분 33초’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이다. 주인공 ‘이기동’이 아버지가 사망한 뒤 남긴 소설을 자신의 이름으로 공모전에 보내 당선되면서 이름을 알리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치열한 경쟁이 일상인 사회에서 좌절과 낙담이 반복되는 이기동의 ‘웃픈’ 현실에 천재 전위예술가 존 케이지의 삶이 교차한다. 은행나무ㆍ292쪽ㆍ1만 3,000원



◇사치와 고요

기준영 지음. ‘이상한 정열’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기준영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2017년 황순원문학상 후보작, 2018년 현대문학상 후보작이었던 ‘마켓’과 올해 현대문학상 후보작이었던 ‘완전한 하루’ 등 9편을 담았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자들이 뜻밖의 희망을 발견하는 모습이 시작된다. 상실 이후, 남겨진 이들의 시간은 아프고 빈자리가 크지만, 그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실의 빈자리에서만 발현되는 아름다운 순간들이 펼쳐진다. 문학과지성사ㆍ294쪽ㆍ1만 3,000원



◇쇼 리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박설영 옮김. ‘SF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옥타비아 버틀러의 생애 마지막 소설. 2005년 출간된 이 책은 국내 초역으로 한국에서 네 번째로 소개되는 버틀러의 책이다. 뱀파이어 판타지라는 설정을 빌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선 겉모습은 소녀인 53세 흑인 뱀파이어의 이야기를 그린다. 뱀파이어 전설을 통해 인종, 가족, 젠더 등 사회적 문제에 관해 성찰한다. 작가는 사랑과 쾌락에 기반하여 차별과 폭력이 없는 정의로운 공동체를 모든 것이 파괴된 폐허 위에 쌓아 올린다. 프시케의숲ㆍ456쪽ㆍ1만 6,800원



◇세로토닌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이 시대 최고이 논쟁적 작가로 꼽히는 프랑스 작가 미셸 우엘백의 최신작. 2018년 말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정책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노란 조끼 운동’을 예견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화제가 된 책이다. 46세 농업전문가인 플로라을로드 라브루스트의 눈으로 신자유주의시대의 자유무역과 국제적 분업이 프랑스 농업 현실에 초래한 문제를 생생하게 그린다. 유럽 연합의 우유 쿼터제로 황폐해진 고향을 마주한 그는 유럽연합에 의해 프랑스가 질식당하고 있다고 믿게 된다. 지독한 권태와 무기력에 지쳐 ‘자발적 실종’을 선택한 주인공을 통해 현대인의 우울의 메커니즘을 통찰한다. 문학동네ㆍ416쪽ㆍ1만 5,500원



◇나를 데려가

욘 A. 린드크비스트 지음. 남명성 옮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영화와 연극으로 제작된 뱀파이어 로맨스 ‘렛미인’ 작가 욘 A. 린드크비스트의 세 번째 장편소설. 이 책은 2008년 스웨덴 최고의 문학상인 셀마 라겔뢰프 상과 예테보리 포스텐 문학상 수상작이다. 어린 딸이 실종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 드라마의 틀 안에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겨울 풍광과 대잔연에 대한 오랜 공포심을 그린다. 인간에게 삶의 터전이자 생명을 위협하는 거대한 바다와 미스터리한 생물체가 주는 공포가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문학동네ㆍ608쪽ㆍ1만 8,000원



◇동경 표류일기

다쓰미 요시히로 지음. 하성호 옮김. ‘극화의 아버지’로 평가 받는 세계적인 만화가 다쓰미 요시히로의 작품집. 작가는 만화계의 아카데미 상으로 여겨지는 윌 아이스너 상,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앙굴렘 특별상을 모두 수상한 세계적인 만화가이다. 이 책은 2011년 에릭 쿠 감독이 다쓰미 요시히로의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동명 영화를 뼈대로 만든 선집으로, 9편의 작품을 담았다. 1970년대 가난, 고독, 소외 등 우울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비루한 사람들의 현실을 그린다. 북스토리ㆍ260쪽ㆍ1만 5,000원



◇사라진 밤

할런 코벤 지음. 노진선 옮김.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최초로 석권한 스릴러의 제왕 할런 코벤의 신작. 반전의 대가, 스릴러의 제왕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 작품은 전 세계 43개 언어로 번역 출간돼 총 7,0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번 작품 역시 ‘스트레인저’, ‘숲’에 이어 넷플릭스와의 계약으로 영상화가 확정됐다. 15년 전 한 사고로 쌍둥이 동생과 여자 친구를 잃고 모든 삶이 멈춰버린 형사가 그날의 진실을 파헤친다. 문학수첩ㆍ424쪽ㆍ1만 3,800원


어린이ㆍ청소년



◇소나기 때 미꾸라지

이상교 지음. 김세현 그림. 세종아동문학상, 한국출판문화상, 권정생문학상 등을 수상한 47년 시력의 이상교 시인의 그림책. 동시집 ‘예쁘다고 말해 줘’에 수록된 동명의 시를 20년 공력의 화가 김세현이 수묵화로 그린다. 요란하게 쏟아지는 빗줄기가 잠자던 미꾸라지들을 깨운다. 물길을 거슬러 상류로 오르듯 빗줄기를 잡고 하늘로 헤엄치는 미꾸라지들. 좁은 봇도랑에 살던 미꾸라지들의 신기한 여행이 시작된다. 창비ㆍ52쪽ㆍ1만 4,000원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김재열 옮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으로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뉴베리 상을 수상한 작가 캐서린 애플게이트의 신작. 전작에 이어 8년 만에 아이반(고릴라)의 절친 밥(개)을 화자로 또 한 번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쓴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아마존 등에 베스트셀러로 올랐다. 인간에게 길들여지길 거부하고 떠돌이를 고집하는 밥이 인간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새로운 ‘견생길’이 시작된다. 겉으로는 센 척하지만 속으로는 말 못하는 겁을 가진 밥이 세상의 참된 용기와 용서를 전한다. 다른ㆍ368쪽ㆍ1만 5,000원



◇우주의 집

문이소, 고호관, 남유하, 최영희, 윤여경 지음. 1회부터 5회까지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SF소설집. 5명의 작가들은 국내 최초의 어린이청소년 SF 문학상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아동청소년 장르문학의 산실이다. 우리 사회와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특별한 주제와 존재들이 나타난다. 동물권, 장애, 노인부터 탈북민,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이르기까지 SF적 재미와 상상력으로 일상을 새롭게 돌아본다. 사계절ㆍ176쪽ㆍ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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