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기로 맞고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치와와… 경찰 수사

입력
2020.07.14 18:13
체중 1.4㎏의 3개월령 어린 치와와, 행인에 의해 구조
대전 동부서, 동물학대혐의로 해당 사건 수사 착수

대전에서 3개월 된 강아지가 둔기로 맞은 채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오전 0시 10분쯤 대전 동구 가양동에서 이불에 말린 채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강아지가 길을 지나던 조모씨에 의해 발견됐다. 조씨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쓰레기봉투에서 강아지를 꺼내자마자 비명을 질러 일단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다”며 “검사 결과 두개골 골절에 이마는 피멍이 든 채 크게 부어 있어 학대로 의심된다고 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에서 구조된 강아지는 체중 1.4㎏의 3개월령 어린 치와와였다.

대전 동부경찰서 가양지구대와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동물병원으로부터 동물학대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미 강아지 실종 신고를 낸 소유주 A씨와 동물병원을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귀가 후 강아지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된 A씨는 곧바로 개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해당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A씨와 동물학대가 신고된 병원을 찾은 것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A씨가 경찰에 한 진술을 들어보니 A씨의 남편이 강아지를 때리고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자칫 강아지가 A씨 가족에 인계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학대로 의심되는 상황인 만큼 시청 당직 근무자로부터 동의를 얻고, 해당 강아지를 소유주로부터 격리시킬 것을 요구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현재 강아지는 의식을 다소 회복한 상태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등 검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최초 신고자와 A씨의 증언 등을 확보한 뒤 해당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변호사는 “살아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신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동물보호법 제8조 2항 2호와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4호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이는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선진국에서는 반려동물을 물건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로 다루고 있는 만큼 국내에도 법에 동물의 생명권에 대한 내용을 반영해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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