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미투정국”… 통합당, 박원순 성추행 의혹 총공세

입력
2020.07.14 17:29
'박원순 피해자 보호법'도 발의


미래통합당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장례 절차가 끝나자마자 성추행 의혹 관련 공세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 전 시장까지 잇따라 터져 나온 미투 의혹이 여당 지지 이탈을 부추기고, 장기적으로는 내년 재보궐선거 판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총공세에 돌입한 것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시청 내부자들로부터 우리당에 들어온 제보에 의하면 서울시 비서실 차원의 성추행 방조, 무마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며 “시장 비서실 내나 유관부서에서 피해자의 호소를 묵살하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동시에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수차례 성추행 고통을 호소했고 다른 부서로 전보도 요청했는데, 이를 상급자들이 거부한 것은 성추행 방조 및 무마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다.

최근 통합당과 소속 의원들에겐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제보가 속속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피해자가 4, 5명 더 있다는 내용도 있다”고 했다.

통합당은 일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진상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을 경우에는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가위 통합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여가위 차원에서의 청문회 개최를 요청할 예정이다. 가능하다면 다른 상임위와 연석 청문회를 요구할 것”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박원순 진상 규명법’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양금희 의원은 피고소인이 사망하더라도 권력형 성범죄의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가칭 ‘박원순 피해자 보호법’을 이날 대표 발의했다.

통합당은 당 차원에서 성추행 진상 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태도를 봐서 필요하다면 가까운 시일 내 당 차원의 TF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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