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바닥은 어디일까 …최용수 "선수들, 패배감 떨쳐야"

입력
2020.07.11 07:00


일어설 힘을 잃은 것일까. FC서울이 이번엔 지난 시즌까지 K리그2(2부리그)에 머물렀던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패했다. 11개 팀과 모두 한 차례씩 붙어본 결과 받아 든 성적표는 3승1무7패. 한 번은 최하위 인천, 또 한 번은 승격팀 광주에 이겼다. 나머지 하나 포항전 정도가 흡족할 만한 승리였다. 이쯤 되면 지난해 거둔 3위란 결과가 되레 신기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서울은 10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라운드에서 재작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던 상대 부산 아이파크에 0-2로 패했다. 재작년 승강 플레이오프 실패로 한 시즌 더 K리그2에 머물렀던 부산은 이날 경기에서 서울에 별다른 기회 한번 내주지 않은 채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도 서울은 빈공에 시달렸다. 슈팅 수는 부산(6개)의 두 배(12개)였지만, 부산이 6차례 모두 유효슈팅이었던 데 반해 서울은 그의 절반인 3개만 유효슈팅으로 연결됐다. 결국 결정력이 승부를 가른 것이다. 특히 상대 역습상황에서 속수무책 뚫렸다. 후반 17분 서울 수비수 김주성의 자책골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서울의 흐름을 끊어낸 부산은 오른쪽 측면을 향한 호물로의 감각적인 전진패스가 이동준에게 이어져 기회를 맞았다. 이동준은 페널티 박스 내에 있던 19세 신예 권혁규에게 결정적 패스를 연결했고, 권혁규는 이를 침착히 밀어넣어 득점했다. 결국 이 골은 이날의 결승골이 됐다.

부산의 후반 20분 추가골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역습 상황에서 박준강이 왼쪽 사이드라인을 타고 돌파한 뒤 가운데 달려들어가던 이동준에게 완벽해 연결했고, 이동준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추가골로 연결했다. 이날 패배로 승점 10점에 머물게 된 서울은 이번 라운드 성남, 수원의 경기 결과에 따라 11위까지 내려갈 수 있다.

문제는 다음 상대도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은 오는 15일 열리는 FA컵 4라운드에서 K리그2 선두 경쟁을 하는 대전하나시티즌을 상대한다. 황선홍 전 서울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어 이른바 ‘황선홍 더비’로도 불린다. 대전은 오히려 서울이 가지지 못한 ‘한 방을 지닌 공격수’ 안드레를 품고 있다.

단판 승부인 데다, 하부리그 팀과 대결이라 이날 패배할 경우 타격은 두 배다. 게다가 이날 패하면 이번 시즌 바라볼 수 있는 우승 타이틀도 하나 사라진다. 최용수 감독도 답답하다. 부산전을 마친 최 감독은 “며칠 뒤 중요한 FA컵 대전 원정인데, 선수들이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고 단판 경기니만큼 수비 안정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빨리 심리적인 패배감을 버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부산=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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