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닥터'로 불리며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산 운동처방사 안모(46)씨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경북 경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운동처방사인 안씨는 최씨 측 고소에 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았고, 이때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안씨와 함께 최 선수에게 폭행과 폭언을 한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37)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은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경찰서는 지난 3월 초 최 선수가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 등을 고소한 사건을 맡아 5월29일 운동처방사 안씨에게 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또 김 감독에게는 폭행에 아동복지법 위반과 강요, 사기까지 4개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동복지법 위반은 김 감독이 최 선수의 고교 시절에도 경주시청 팀과 함께 훈련하며 가혹행위를 한 정황이 있어서다. 김 감독은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 항공료 등 별도 체재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사기 혐의를, 최 선수에게 빵 등 음식을 억지로 먹게 해 강요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선배 선수 2명은 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
김규봉 감독과 선수 2명 등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도 관련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이들에게 "폭행이나 폭언한 적이 없느냐"고 묻자, 김규봉 감독은 "그런 적은 없다"며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여자 선수 A씨도 "폭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 선수 외에도 경주시청 소속 전ㆍ현직 선수의 추가 피해 진술이 잇따르자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이 근무한 2013년부터 최근까지 활동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전ㆍ현직 선수는 27명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약 15명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김 감독이나 운동처방사 안씨와 선배 선수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