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살쪘다고 빵 20만원어치 먹여..." 고 최숙현 선수 동료 증언

입력
2020.07.06 14:53

"2016년 8월 콜라 먹고 체중 불었다는 이유로 빵 20만원어치 사와 억지로 먹이고 토하게 만들었다."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폭행당했다."

"2019년 3월 복숭아 먹고 살쪘다는 이유로 감독과 팀 닥터 술 마시는 자리 불려가 폭행 당하기도."

"고소공포증 있는 선수 옥상 데려가 뛰어 내리라 협박했다."

"자고 있는데 몰래 지문으로 휴대폰 잠금 해제하고 문자 내용 확인한 뒤 다른 사람과 관계 끊게 만들었다."



고 최숙현(23) 선수의 동료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충격적인 증언을 쏟아냈다. 선수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해 감독과 팀닥터, 주장 등으로부터 당한 가혹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선수들은 체중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과 폭언을 당했고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며 뺨을 맞았다. "합숙 생활을 한 탓에 24시간 폭력, 폭언에 노출됐다"거나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 폭언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선수는 "주장 선수가 고 최숙현 선수와 선수의 아버지를 정신병자 취급하고  이간질했다"며 "팀 닥터에 폭행 당한 뒤 울고 있는 모습을 '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감기 몸살로 훈련을 못했는데 다른 선수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했다"며 "피로골절로 반깁스 상태가 되자 '꼴보기 싫다'고 폭언을 해 웨이트 트레이닝장과 창고서 숨어 지내기도 했다"고도 했다.

"국제대회 참가 시 지원금이 나오는데, 출전할 때마다 80~100만원가량의 사비를 주장 통장으로 입급하게 했다"며 금전 관계와 관련해 석연찮은 점도 언급했다.  

선수들은 팀닥터를 지목하며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면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던 고 최숙현 선수에게 '극한으로 끌고가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경찰의 안일한 사건 처리도 지적했다. "경주경찰서 담당 수사관이 '벌금 20만~30만원에 그칠 것'이라고 하면서 '고소하지 않을 꺼면 말하지 말라'고 해 진술인 조사 이후 훈련을 못할 정도로 불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말미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한 선수들은 "고 최숙현 선수와 저희를 비롯한 모든 피해자들은 처벌 1순위로 주장 선수를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식 PD












김용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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