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을 4개월 앞두고 지지율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러닝메이트 선정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색인종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하라는 압력이 거센 가운데 이에 부합되는 인사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여성 부통령은 아직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아시아계 여성인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이 바이든 캠프의 러닝메이트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중국계 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더크워스 의원은 2004년 이라크전쟁에 참전했다 두 다리를 잃은 '불굴의 상징'이다. 일리노이주(州) 보훈처장과 연방 보훈부 차관보를 거쳐 2012년 하원에 진출한 그는 2016년 최초의 참전 여성 상원의원이 됐다. 바이든 캠프와 접촉해온 해리 리드 전 상원 원내대표는 "더크워스의 이름은 여러 많은 이름 중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사람들이 갑자기 더크워스 의원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캠프 일각에서는 더크워스 의원이 호소력 있는 후보지만 최종적으로는 선택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국 단위 정치ㆍ선거 경험이 부족한데다 최근 흑인 차별 반대 시위 확산으로 아프리카계 부통령 후보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흑인 여성 후보로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유엔대사를 지낸 수전 라이스가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정치 전문매체 더힐이 이날 전망했다. 더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ㆍ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부통령 낙점 소문이 많았지만, 캠프 내에서 라이스 전 보좌관이 이에 못잖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라이스 전 보좌관이 오바마 정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점을 들어 "라이스 전 보좌관이 (러닝메이트) 후보들 중 (바이든과) 가장 좋은 관계일 것"이라고 전했다.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3월 여성 부통령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선 부통령 후보 결정 시기를 8월 초로 제시했다. 더크워스 의원과 라이스 전 보좌관 외에 해리스ㆍ워런 의원을 비롯해 발 데밍스 하원의원,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시장 등이 거론된다. 공직에 관심이 없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이름도 여전히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