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7 대책 비웃듯… 서울 아파트 매매ㆍ전세 다 올랐다

입력
2020.07.0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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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0.06%, 전세 0.10% 상승
서울 전세난 가속화 우려

정부가 6ㆍ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보름이 지났으나, 서울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와 같았으며, 전세가격은 오히려 상승폭이 커졌다. 

초강력 대책에도 약발 '미미'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전주 대비 0.06% 오르며 한 주 전 발표와 동일한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0.10% 상승하며 지난달 22일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특히 서울 전세가격은 5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토지거래허가제라는 초강력 대책이 시행된 지역에도 '약발'은 미미했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7% 상승했는데,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난달 23일 직전에 막바지 매수가 몰리고, 주변 아파트단지에 관심이 번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잠실동 인근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144.77㎡은 지난달 26일 22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한달 전보다 2억4,000만원이 오른 가격이었다.

규제보다 개발호재가 더 크게 반영한 지역도 있었다.  은평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보다 0.07% 올랐는데,  일주일 전 발표보다 0.04%포인트 오른 수치였다. 지난달 22일 서울 서부선 경전철이 민자적격성을 통과하며 응암동 위주로 집값이 뛴 영향이다. 경전철이 연결되는 관악구도 같은 기간 0.07% 오르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매수 희망자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 대비 2.9포인트 늘어난 109.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26주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아파트 매매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강남3구(강남ㆍ송파ㆍ서초구)'가 속한 동남권은 같은 기간 4.4포인트 급등한 105.0였다.


심상찮은 전셋값...서울 53주째 상승

전셋값은 급등세 역시 심상치 않다.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4% 상승했다. 지난달 22일 기준보다 0.0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조합원 분양신청요건이 강화되자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서초구와 송파구 또한 각각 전주보다 0.20%, 0.16% 올랐다. 

특히 강남 세입자가  밀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며 겨자먹기로 주거수준을 하향한 경우도 있었다. 은마아파트 상가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6ㆍ17 대책 전까지 전용면적 76.79㎡ 전세가 5억5,0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6억원까지 올랐다"며 "2년 실거주를 채우지 못한 집주인이 속속 입주하면서, 쫓겨난 세입자는 빌라 전세까지 알아보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강남외 지역도 전셋값을 덩달아 높였다. 마포구는 공덕동과 아현동 역세권에서 가격이 상승하며 전주 대비 0.17% 상승했다. 강북구(0.14%)는 미아동 신축 대단지 위주로, 용산구는(0.11%)는 이촌동과 신계동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서울 전세난은 가중되고 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 보다 1.7포인트 오른 112.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24주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동남권 또한 같은 기간 2.5포인트 오른 117.0에 달했다.

반면 규제지역으로 묶인 수도권과 충북 청주시는 타격이 컸다. 경기 안성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떨어지며 2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 상승률 0.18%을 기록했으나, 6ㆍ17 대책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며 매수세가 뚝 떨어진 영향이다. 청주시 또한 같은 기간 0.09% 오르는 데 그치며 상승폭이 0.08%포인트 하락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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