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서 먹던 치킨텐더, 장병들도 급식으로 먹는다

입력
2020.06.30 11:03
방사청, 조달 체계 바꿔 군용물자 품질 향상 추진


군대에서 먹는 치킨텐더는 왜 시중 판매 제품보다 맛이 없을까. 군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리나 담합 등으로 장병들이 먹고 입는 군용물자의 품질이 낮은 경우가 여전히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8월부터 대형마트에 납품되는 제품도 군 급식으로 먹을 수 있게 된다. 

방위사업청은 30일 군용물자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치킨텐더, 잡채볶음밥, 통새우볶음밥 등 몇몇 시범 품목에 대해 민간 상용품이 군에 납품될 수 있도록 조달 방식을 바꿔 계약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신세계푸드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 중인 '올반 슈퍼크런치 치킨 텐더' 등이 8월부터 군에 공급될 예정이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 2월 군용물자 조달체계 개선책을 발표했다. 군용물자 조달은 제품 요구 사항을 규격이나 구매 요구서에 세부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 간 적격심사나 수의계약 협상을 통해 이뤄져 왔다. 심사 기준이 복잡하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고, 납품 실적과 신인도 평가 가점 등을 확보한 기존 납품 업체에게 유리한 구조였다. 

그러나 군용물자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치킨텐더 등 시범 품목은 조달 방법을 구매 방식으로 바꾸고, 필수 요구 사항만 제시해 민간업체도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음식의 모든 소요 재료 함량을 표기하던 구매 요구서도 주요 재료 함량만 표기하도록 했고, 원가를 최저가격이 아닌 시중 적정 거래 가격으로 산정했다. 조달 방식을 변경하니 품목당 평균 5개 제조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20개 내외 업체가 참여하는 효과가 있었다. 

방사청은 향후에도 군용물자 품질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왕정홍 방사청장은 "이번 시범품목 계약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먹고 입는 군용물자의 품질이 향상되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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