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공정' 지향 맞나... 청년들의 세번째 분노

입력
2020.07.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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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단일팀ㆍ조국 사태 이어 인국공 논란
청와대 등 얄팍한 변명 급급하다 지지층 이탈
"청년들 분노 이유 제대로 헤아려야" 지적


문재인 정부의 '공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보안요원의 정규직화 논란이 '문재인 정부는 공정을 지향하는 정부인가'라는 의심에 불을 붙였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한 단일팀 구성 당시 한국 국가대표 역차별 논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의 도덕성 논란에 이어 세번째다.

이번에도 20대의 반응이 가장 빠르고 날카롭다.  20대는 자기 삶과 밀접한 이슈에 극도로 민감하게 움직인다. 더구나 '취업 지옥'을 견디는 당사자 세대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20대 여론은 공정 이슈로 요동쳤다. 촛불집회의 주역이기도 했던 20대는 현 정권 출범 직후 90%대의 높은 지지율(한국갤럽)로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러나 두 차례의 공정 논란을 계기로 지지를 철회했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문 대통령 지지율은 70%대로 떨어졌다. 지난 해 조국 사태 때는 40%대로 급락했다. 특히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한다’(41%)는 평가와 ‘잘못한다’(42%)의 응답이 역전되는 ‘데드 크로스’를 기록했다. 이번 '인국공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3차 '공정 변곡점'이 될 조짐이다. 



'공정' 민감한 20대 대통령 지지 이탈 가속화

 지난달 2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23~25일 실시)에 따르면, 20대 답변자 사이에서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한다(47%)'는 응답이 '잘한다(41%)'는 응답을 앞섰다.  인국공 사태 전인 6월 3주차 조사(16~18일 실시)에선 20대의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53%, 부정 평가가 32%였다.

청와대가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헤아리기보다 '팩트 체크'를 하는 데 골몰하고 '가짜뉴스' 탓을 하는 모습이 기름을 부었다. 문 대통령의 취임 일성인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을 보류하라는 목소리까지 커진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사이에선 ‘정규직 전환을 보류해야 한다’는 응답이 55.9%에 달했다.  ‘전환을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21.3%에 그쳤다.




통합당은 '정치 쟁점화'... 효과는 글쎄

  정부의 '약한 고리'를 파악한 미래통합당은 공정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통합당은 지난달 29일 청년문제를 전문으로 해결하는 당내 모임인 '요즘것들연구소'를 출범시키고 첫 번째 행사로 '인국공 로또취업 성토대회'를 열었다. 초대 대표 간사를 맡은 하태경 의원은 연구소 1호 법안으로 공공기관 채용 공정성을 법으로 규정하는  '로또취업방지법안'을 발의했다. 

  이번 사태를 여야 공방으로 끌고 가기보다 정치권이 나서서 '공정과 정의'의 개념부터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두 번의 공정 논란을 겪고도 21대 총선에서 압승해 '잘 해결했다'는 착각과 오만에 빠져 있기 쉽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 청년들이 정말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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