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숙 "길원옥 할머니 앞 성금 1억, 1시간만에 인출됐다"

입력
2020.06.28 22:42
새로운 의혹 제기에 정의연 "일방의 주장일 뿐" 일축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쉼터에서 머물렀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 통장에서 2017년 국민 성금으로 들어온 1억원이 1시간여 만에 모두 빠져나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27일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길 할머니 통장 내역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여 전 위원장은 "2017년 11월 20일 오전 10시52분에 길 할머니 통장으로 정의기억재단으로부터 국민 성금이라는 명목으로 1억원이 들어오는데 이 돈이 1시간 만에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 전 위원장이 영상에서 공개한 계좌 거래내역을 보면 1억원이 들어온 시기는 2017년 11월22일이다. 당시 길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위안부 합의금 대신  국민 성금으로 마련한 1억원을 받았다. 정의연도 국민성금 관련 관련 행사는 2017년 11월 25일에 진행됐지만 성금 1억원은 22일에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여 전 위원장에 따르면 길 할머니 통장에 들어온 1억원은 1시간여 만에 500만원, 5,000만원, 2,000만원, 2,500만원 순으로 빠져나갔다.  여 전 위원장은 "길 할머니가 2015년 치매 진단을 받은 뒤 2017년 이후 길원옥 여성평화기금에 5,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지금까지 7,500만원을 기부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미 통장에서 1억원이 사라졌는데 무슨 돈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느냐는 취지다. 다만 그는 1억원이 빠져나간 내역만 공개할 뿐 이 돈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선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가 제기한 의혹과 반대로  길 할머니가 개인적으로 돈을 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의연은 여 전 위원장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일방의 주장일 뿐 확인되지 않는 내용이다"고 반박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본보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길 할머니가 성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길원옥여성평화기금에 기부했고, 그외 다른 부분은 길 할머니가 직접 개인 재산을 관리했기 때문에 저희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추측이 아니라 확인할 수 있는 부분만 얘기하는 것이다. 분명한 건 재산관리는 할머니께서 직접 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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