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추미애 발언, 당혹스러워 말문을 잃을 정도”

입력
2020.06.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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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추 장관 발언에 대한 첫 공개 비판
"검찰개혁과 공수처 출범 위해서라도 겸허해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최근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일련의 언행은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이라며 “당혹스럽기까지 하여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최근 한 강연에서 민주당 초선의원들을 상대로 윤 총장을 거칠게 비판한 것을 두고서다. 여권 내에선 첫 공개 비판인 셈이다.

검찰 출신인 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이 밝히면서 “윤 총장 임명 당시 여당에서 거의 유일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법사위 활동 내내 검찰의 수사 방식에 비판적 견해를 피력했다”며 자신의 발언이 윤 총장이나 검찰을 두둔하기 위한 발언이 아님을 분명히 명시했다.

조 의원은 “추 장관의 언행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면서 “꼭 거친 언사를 해야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단호하고도 정중한 표현을 통해 상대를 설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장관의 영문 표기를 설명하며 “직역하면 정의부 장관(Minister of Justice)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추 장관 취임 전 66명의 법무부 장관이 지휘권 행사를 자제하고 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했다”며 “과거 전임 장관들도 법령,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고려로 인해 자신들의 언행을 자제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그는 “추 장관께서 거친 언사로 검찰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의 당위성을 역설하면 할수록 논쟁의 중심이 추 장관 언행의 적절성에 집중될 수 있다”며 “그래서 당초 의도하신 바와 반대로 나아갈까 두렵다”고 적었다. 추 장관이 연일 윤 총장을 거칠게 비난해 모든 이슈가 검찰 개혁 등 본질보다는 추 장관의 언행에 맞춰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조 의원은 “검찰 개혁과 공수처 출범을 위해서라도 장관님의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장관께서 한 번 호흡을 가다듬고 되돌아보시길 부탁드린다”고 맺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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