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업계 '빅3'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직원들에게 '코로나19 지원금'을 지급하며 격려하고 나섰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라면 수요가 증가하는 등 반사이익을 얻어 1분기 호실적을 냈고, 그 성과를 임직원에게 돌린 것으로 보인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17일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계약직, 서비스직, 외식서비스직 등 전 직원들에게 현금 50만원을 지급했다. 서비스직은 대형마트 등에서 일하는 판촉사원들, 외식서비스직은 농심이 운영하는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의 직원들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현장 대응에 노력하며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한 서비스직 등 사원들을 격려하고자 지원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지난 23일 전 직원들에게 '오뚜기 재난지원금 지급' 내용을 공지했다. 함영준 회장의 지시에 따라 경영전략실장이 배포한 이 공지에는 다음달 1일부터 1인당 40만원 상당으로 오뚜기 온라인몰에서 쓸 수 있는 마일리지를 일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이 마일리지는 비정규직인 촉탁사원까지 포함해 지급된다.
오뚜기 측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는 임직원을 격려하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온라인몰 마일리지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28일 일찌감치 전 직원에게 코로나19 격려금으로 현금 30만원을 일괄 지급했다. 라면업계에서 가장 먼저 격려금을 지원하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라면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거액의 직원 격려금을 집행할 수 있었던 건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냈고 2분기에도 이런 상승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농심은 올 초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시상식 수상 이후 전세계적으로 '짜파구리 신드롬'이 일어난 점도 호재가 됐다. 농심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8% 오른 6,877억원이었고, 특히 영업이익은 63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오뚜기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455억원, 572억원으로 전년 대비 모두 8%대 성장을 이뤘다. 삼양식품은 효자상품 '불닭볶음면' 시리즈 열풍으로 1분기 매출액(1,564억원)은 전년 대비 29%, 영업이익(267억원)은 73% 뛰어올라 역대 분기 중 최고 실적을 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업계가 코로나19에도 집콕족의 증가와 해외 실적에 힘입어 성적이 좋았고 이를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세 기업 모두 코로나로 힘든 산업계 분위기를 의식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