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 재범률 8%...학대자 10명 중 8명이 친부모

입력
2020.06.24 12:14
수원시, 아동 복귀 시 심리전문가 의견 적극 반영키로


학대를 받은 뒤 가정으로 복귀했다 재학대 당하는 아동이 100명 중 8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 행위자는 대부분 친부모다. 

이에 경기 수원시는 학대 피해를 받은 아동이 가정으로 복귀할 때 심리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로 하는 등 아동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24일 수원시에 따르면 올 들어 5월말 현재 수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 302건으로 이중 198건이 학대 판정을 받았다. 이중 148건(74%)이 친부모에 의한 학대로 드러났다. 

지난해 1년 동안에는  아동학대 의심 건수는 모두 1,042건이며, 642건이 학대 판정을 받았다. 506건(78%)의 학대 행위자는 친부모였다.

또 학대 판정을 받은 아동이 응급조치 등을 받은 뒤 가정으로 돌아갔지만 이들 중 8%가 재학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수원시는 아동학대 현장 조사 및 피해 아동 보호 강화 계획을 수립해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시가 자체적으로 보호조치 과정을 개선하고, 아동의 이익이 중심이 되는 현장 조사 및 피해 아동 보호조치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법상 학대 피해 아동은 보호시설 등으로 인도돼 응급조치를 받는데, 이후 보호자가 가정 복귀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아동의 가정 복귀를 신청하면 지자체가 복귀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시는 이 과정에서 기존의 가정 복귀 프로그램 규정 외에 심리전문가가 아동의 원가정 복귀 의사를 확인해 아동의 의견을 더 존중하는 방향으로 안전망을 추가한다.

최초에 피해 아동이 보호시설에 입소할 때 심리상담사의 의견과 보호기간 내 중점관찰은 물론 가정 복귀 훈련 종료 이후 소아정신과 전문의의 의견을 추가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는 피해 경험 아동은 중점 사례관리 대상자로 분류해 불시 가정방문을 통한 재학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전문성과 공공성 강화 등 전담인력 확충을 위해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는 신고 접수 후 현장조사에 나서는 인원과 피혜 사례를 관리하는 인원이 각각 8명과 9명 뿐이다. 2022년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아동학대조사 공무원 및 아동보호전담요원 배치가 전면 실시되면 수원시에는 각각 18명과 8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친부모에 의한 학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 아동을 무작정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옳은 판단은 아닌 것 같다”며 “아동 이익 중심의 학대피해아동 보호 체계 강화로 아동학대에 대한 공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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