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및 수도권 방역 대책 회의 참석자들에게 필수 아이템이 있었다. ‘122609 태극기 배지’. 이 배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아직 유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국군 전사자 12만2,609명의 호국영웅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제작됐다. 참전 용사 유해 발굴 시 유골함에 덮인 태극기의 모습을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가 형상화했다.
그런데 이날 이 배지 때문에 국무회의장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전날 미리 예고한 배지 착용 안내문을 보지 못하고 배지를 부착하지 않거나 기존에 착용하고 있던 ‘나라사랑 배지’와 나란히 착용한 참석자들이 뒤늦게 배지를 달거나 다른 배지를 빼내는 '의식'이 여기저기서 벌어진 것이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나라사랑 배지와 122609 태극기 배지를 나란히 달고 입장하다가 비서의 지적에 바로 배지를 떼냈고, 아예 배지를 달지 않고 회의장에 나타난 이재명 경기지사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후 황급히 배지를 달았다. 느긋하게 다른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역시 비서가 급히 배지를 달아주는 장면을 연출했다. 추 장관은 얼마전 마스크를 쓰지 않고 국무회의에 참석했다가 손수건으로 입을 막으며 국민의례를 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회의에 앞서 참석자들은 복장과 마스크 착용 등 '드레스코드'를 미리 안내받는다. 그러나 최근 안내 사항을 어기고 나타나는 참석자들이 적지 않다. 아무리 바빠도 지킬 것은 지켜야 국민의 신뢰도 지킬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