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용병’ 발언으로 껄끄러운 관계가 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23일 ‘기본소득’을 고리로 만났다. 원 지사가 지난 9일 한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을 겨냥해 ‘진보의 아류’, ‘히딩크 용병’이라고 비판했고 이에 김 위원장이 “공부 좀 더 해야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과 원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사회안전망 4.0과 기본소득제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원 지사는 최근 발언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이 입장하자 옆 자리로 안내해 눈길을 끌었다.
원 지사는 이날 축사에서도 “김 위원장님은 오래 전부터 자주 뵀다”며 “최근 제주에도 오시고 제가 광화문에도 찾아 뵈며 경제, 교육, 국가 전반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역시 “원 지사 주도로 기본소득의 실현 가능성, 한계가 무엇인지 도출하셔서 통합당이 기본소득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과 원 지사는 정치권에서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제주 소재 콘도 회원권을 보유한 김 위원장은 제주를 방문할 때마다 원 지사를 만난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22일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도 원 지사에 대해 “원 지사를 내가 잘 안다”며 “제주 내려갈 때마다 아침식사도 하고 그런 사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도 “김 위원장은 과거에 내가 제주지사에 출마하는 것을 반대했다”며 “김 위원장은 진짜 정치는 국회, 여의도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고 김 위원장과의 인연을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