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군함도' 세계유산 지정 취소 요구 ... "일본 약속 어겨 매우 유감, 대응 방안 강구"

입력
2020.06.22 09:58


정부가 한국인 강제 징용 역사를 왜곡한 일본 ‘군함도’ 등의 세계 유산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최근 문을 연 유네스코 산업유산정보센터 내 군함도 관련 전시에서 한국인 강제동원 사실을 기재하기로 한 약속을 어긴 데 대한 대응차원이다. 정부는 지정 취소 요구와 함께 일본의 역사왜곡을 규탄하기 위해 다각도의 방법으로 국제사회 여론전도 펼쳐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유네스코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의로 ‘군함도’ 등의 세계유산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이달 안에 발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정 취소 요구 대상은 군함도를 포함해 일본 근대 산업시설 23곳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과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 같은 방침을 지난 18일 국회 문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대상 업무보고에서 밝혔다고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전했다.

다만 문체부는 “최근 개관한 일본의 산업유산정보센터와 관련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취소 요구’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는 없다”며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일본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외교부를 비롯해 관계부처와 발언 수준에 대한 협의가 남아 있고 강제동원을 입증하는 민간 부문의 자료 증빙 준비도 필요하다. 이 같은 절차가 마무리 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 공식 발표할 것”이라 말했다.

문체부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들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지지 요청을 설득하는 등 국제 여론전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문화와 유산을 담당하는 부처로서 일본 정부가 군함도 등 근대 산업시설을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유네스코와 국제사회에 약속한 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것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저버림으로써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조속히 시정되어져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군함도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 당시 ‘본인 의사에 반하는 한국인 강제 노역’을 인정하며 희생자를 기리는 내용이 포함된 센터 설립을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공개한 전시물에서 이 같은 내용은 포함하지 않은 채 “한국인 차별이 없었다”는 증언을 소개해 역사왜곡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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