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 부채 수준이 오는 2025년이면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티토 음보웨니 남아공 재무장관의 문서를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음보웨니 재무장관은 이를 전날 국가경제개발노동협의회에 제출했다.
그는 총정부부채가 올 회계연도에 GDP의 80.5%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비 추산했다. 올 2월 당시 추정치는 65.6%였다. 음보웨니 장관은 오는 24일 특별 추경예산을 제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제시한 5,000억 랜드의 사회구제 패키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1,300억 랜드(약 9조700억 원) 지출을 전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수정 재정안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봉쇄령으로 인한 세수 감소 등을 반영했다. 음보웨니 장관은 수정된 경제성장 전망과 재정 적자 수치를 제출할 수 있다. 그는 지난 4월 세수가 32% 감소하고 재정 부족은 GDP의 10%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2월 당시만 해도 재정 부족 전망치는 6.8%였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올 회계연도 재정 부족은 GDP의 13.7%이고 남아공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가 7%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남아공 재계단체 B4SA의 마틴 킹스턴 부총재는 "상당한 구조 개혁이 없으면 GDP 대비 부채 비율이 향후 3∼5년 사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재정은 지난 10년간 급속히 악화했다. 부분적으로는 적자 덩어리 국유기업 에스콤과 남아프리카항공(SAA) 구제 때문이기도 하다. 음보웨니 장관은 지난 18일 의원들에게 2024년까지 국가 채무 위기를 피하려면 지출을 삭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채 위기는 남아공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게 만들고 이는 결국 공공서비스와 국가 연금 삭감 등 "우리가 원치 않는 모든 종류의 구조 개혁 프로그램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 것"이라고 음보웨니 장관은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이미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IMF에 돈을 꾸는 것에 대한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지원을 위해 42억 달러를 요청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IMF는 아직 자금 지원을 승인하지 않았다. IMF의 자금 지원은 5,000억 랜드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도움을 주게 된다. 신개발은행(NDB)은 남아공에 대한 긴급 차관으로 10억 달러를 승인했다고 20일 성명에서 밝혔다. NDB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으로 이뤄진 브릭스(BRICS)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