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아 단식 13일째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 "살아서 싸우자"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 마지막 투쟁까지 전략적으로 힘을 아끼자는 취지다. 이 대표는 "내란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내란 세력은) 반격을 준비하는 것 같다"며 장외 투쟁 참석도 독려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 전 지사가 단식 농성 중인 광화문 천막을 찾아 "충분히 의지는 전달이 됐을 텐데, 살아서 싸워야 한다. 너무 건강을 심하게 해치면 다음 투쟁이 어렵다"며 단식 중단을 거듭 요청했다. 김민석 최고위원 등 나머지 지도부 의원들도 "너무 안 좋아 보인다"며 김 전 지사의 건강을 염려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아직은 건강이 상할 정도는 아니다. 체력이 되는 한 좀 더 버텨보려고 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고 답했다. 김 전 지사의 손을 꼭잡은 이 대표는 안타까운 듯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이 대표와 김 전 지사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는 "저번 주 정도 종결될 것이라고 다들 예측했는데,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지연돼 온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리가 될 거라는 확신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국가적으로 여러 가지 위기에 놓여 있다"며 "대표님께서 국민들을 잘 하나로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모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공동의장단도 찾아 "건강을 심하게 해치면 투쟁 동력이 손상된다"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다음 주를 넘기면 4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주말 총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이 대표는 "'(비상계엄에) 동조한 것으로 보이는 국무위원들이 권한을 행사하고 있고, 만약을 대비한 알박기 인사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반격을 준비하는 것 같다"며 "국민과 전열을 정비해서 이 나라가 국민의 나라라는 점을 다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투쟁 강도를 높여야겠다"고 했고, 김민석 최고위원도 "오늘 이후 전면적으로 광장에 결합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겠다"고 호응했다.
이 대표는 이날 "토요일, 대한민국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22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당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