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농심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는 '주식농부'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참석했다. 농심 지분 1%를 가지고 있다는 그는 "(농심에) 인생을 걸었다"며 기관을 포함해 농심에서 지분율이 다섯 번째로 큰 주주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실적 파죽지세인 삼양식품과 농심의 주가를 비교한 그는 "기업의 경쟁력은 시가 총액인데 농심이 이런 부분에서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삼양식품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18%인 반면 농심은 4~5% 수준에 그친다고 아쉬워했다.
삼양식품의 2024년 영업이익은 전년(2023년) 대비 133% 뛴 3,442억 원으로 1,631억 원을 기록한 농심을 사상 처음 앞질렀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삼양식품 시가 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6조8,399억 원으로 2조5,942억 원인 농심을 세 배 가까이 앞섰다. 다만 매출은 농심이 3조4,387억 원으로 삼양식품 1조7,300억 원보다 두 배 많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도 "세계인들은 농심의 제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으니 이런 부분을 잘 살려서 글로벌화를 잘 해야 한다"며 농심의 선전을 바랬다.
농심 경영진은 2030년까지 매출, 영업이익률을 각각 두 배씩 끌어올린다는 '비전 2030'을 목표로 앞세우고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강조하는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신동원 회장은 주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좋은 말씀을 해주셨으니 가능하면 얘기해 주신 쪽으로 경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도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유럽 지역 확장의 견고한 기반을 마련하고 북미와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 등 주요 국가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겠다"고 성장 전략을 강조했다.
농심은 새로 출시한 신라면 툼바 등을 통해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 해외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2026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부산에 녹산수출전용공장을 짓고 있다. 농심은 17일 2년 6개월 만에 신라면 등 제품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