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창단 첫 우승 쾌거...박정은 감독은 여성 최초 우승 사령탑

입력
2025.03.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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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BNK, 1위 우리은행에 3연승
2019년 창단 후 6년 만에 정상
챔프전 MVP 영예는 안혜지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가 창단 6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BNK를 정상으로 지휘한 박정은 감독은 여자농구 사상 최초의 여성 우승 사령탑이 됐다.

BNK는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우리은행을 55-54로 꺾고 우승 축포를 쐈다. 2년 전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에 3연패를 당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BNK는 이번에 3연승으로 통쾌하게 설욕했다. 우리은행 왕조를 건설하고 이번 시즌 BNK로 이적한 박혜진은 경기 막판 결정적인 역전 3점포를 성공해 친정 팀에 비수를 꽂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4강 멤버이자, 현역 시절 '명품 포워드'로 불린 레전드 출신 박정은 감독은 지도자로도 새 역사를 썼다. 2021년 BNK의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2022~23시즌 여성 사령탑으로는 처음 챔프전 무대를 밟았고, 2023~24시즌 최하위로 추락한 팀을 다시 추슬러 여성 감독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앞서 이옥자 전 감독, 유영주 전 감독이 문을 두드렸지만 '봄 농구'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는 BNK의 창단 멤버 안혜지가 차지했다. 안혜지는 기자단 투표에서 61표 중 28표를 받아 이이지마 사키(13표), 김소니아(12표), 박혜진(8표)을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2차전에서 개인 최다인 16점을 몰아친 안혜지는 3차전에도 13점 7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 BNK는 정규리그 1위를 우리은행에 내줬지만 챔프전에서 탄탄한 '베스트 5'를 앞세워 첫 우승 쾌거를 이뤘다. 2년 전 준우승 멤버였던 안혜지와 이소희는 좌절을 딛고 부쩍 성장했다. 여기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박혜진과 투지 넘치는 김소니아가 새롭게 합류해 팀에 무게감을 더했다. 아시아 쿼터 선수로 BNK 유니폼을 입은 이이지마 사키는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여자농구 챔프전 역대 최다 우승팀(12회) 우리은행은 통산 15번째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데 이어 11번째 통합 우승과 챔프전 3연패를 노렸으나 이번엔 BNK를 넘지 못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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