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우승을 향해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이범호 KIA 감독)
"우리가 강팀이란 걸 보여주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박진만 삼성 감독)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22일부터 새 시즌에 돌입하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KBO 미디어데이에서 팬들과 만나 출사표를 밝혔다.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건 '디펜딩 챔피언' KIA의 이범호 감독이었다. 지난 시즌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궈낸 그는 "올해도 같은 성적을 향해 한 번 더 열심히 달려보겠다"며 2연패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어 "우리의 스타 김도영을 주목해 달라"며 지난 시즌 신드롬을 일으킨 김도영을 추켜세웠다.
어느새 KIA를 넘어 KBO리그의 간판 스타가 된 김도영은 팀을 대표해 우승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지난해엔 '팬들의 차량을 세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서 얼마 전 이를 이행했다"며 "선배들이 앞으론 신중하게 공약을 정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올해는 팬 페스티벌을 대학 축제처럼 만들겠다는 걸 우승 공약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KIA의 대항마로는 KT가 꼽힌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고영표-소형준 등 정상급 선발진과 손동현, 박영현 등 젊은 불펜들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와일드카드 업셋을 성공시켰던 KT의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KT 캐치프레이즈가 '업그레이드 KT'다. 더 많은 준비를 했으니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각 팀 감독들은 새 시즌 주목할 선수를 꼽으며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박진만 삼성 감독은 "신인 배찬승이 기대된다. 올해는 우리가 강팀이라는 걸 보여주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염경엽 LG 감독 역시 "손주영이 이번 시즌을 통해 한국 좌완 에이스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새 주장 양의지와 새 마무리 김택연, 새로운 전력 김민석"을 주목할 선수로 꼽았고, 이승용 SSG 감독은 "김광현이 후배들을 잘 이끌고, 일단 잘생겼다. 김광현이 잘하면 팀 성적이 좋다고 하더라"며 행사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황성빈이 자기 얘기를 해줬으면 하는 것 같은데, 외모로 보나 다른 면으로 보나 윤동희가 팀을 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감독은 "지난해 송성문이 프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냈는데 올해 더 좋은 성적으로 팀을 이끌 것"이라며 신뢰를 내비쳤고, 올해 새롭게 NC 지휘봉을 잡은 이호준 감독은 "새로 2번을 맡을 김주원과 투수 승리조에 들어갈 전사민에게 기대가 크다"고 답했다.
스토브리그 기간에 엄상백, 심우준 등 자유계약(FA) 대어를 영입해 전력을 크게 향상시킨 '만년 하위' 한화는, 신축 구장을 이용하는 첫 시즌인 만큼 반드시 5강에 들겠다는 각오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최강 팬덤을 갖고 있음에도 7년간 가을야구를 못 해 죄송하다"며 "올해는 반드시 가을에 야구를 하겠다. 지난 시즌 마무리가 아쉬웠던 선발 문동주가 올해 더 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KBO리그는 22일 KIA와 NC의 광주 경기를 비롯해 잠실(LG-롯데), 인천(SSG-두산), 대구(삼성-키움), 수원(KT-한화) 등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전을 펼친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전원 외국인 투수들이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