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지상작전 재개… 공습 재개 후 최소 470명 사망

입력
2025.03.20 18:30
공습 현재진행형...사망자 더 늘어날 듯
넷자림 회랑 재장악, 이스라엘 통제 강화
유엔 직원 사망에 "의도된 폭격" 규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한 지 이틀 만에 지상군까지 투입하며 다시 전쟁을 키우고 있다. 1단계 휴전 당시 철수했던 넷자림 회랑도 다시 장악,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쥐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사이 부분적 완충 지대를 만들기 위해 표적 지상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IDF는 이날 넷자림 회랑도 다시 장악했다. 넷자림 회랑은 가자지구를 남부와 북부로 구분하는 요충지로, IDF는 지난 1월 1단계 휴전 협정에 따라 이곳에서 철수했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만료된 1단계 휴전을 연장하길 원한다. 반면 하마스는 약속대로 2단계 휴전을 이행,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 재개는 양측이 휴전 이행 조건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던 가운데 이뤄졌다.

가자지구 공습에 이어 지상군 작전도 재개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날 텔노프 공군기지를 방문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며 "이는 가자 주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라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언에 따라 (가자 주민들이) 인질들을 돌려보내고 하마스를 제거하면 다른 선택지가 열릴 수 있다"며 휴전 파기 책임을 재차 하마스에 돌렸다.

17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선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 민방위국은 이스라엘 공습 재개 이후 최소 47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자 보건부는 사망자에 어린이 183명, 여성 94명이 포함됐다고 집계했다. 이스라엘 공격은 계속되고 있어, 인명 피해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AP통신은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대규모 공습이 있었다"며 "가자지구 3개 병원은 추가로 5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도 전했다.

IDF의 공습에 유엔 직원도 사망했다. 유엔은 19일 "가자지구 데이르알발라에 있는 유엔 직원 숙소가 폭격 피해를 입었다"며 "직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유엔은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유엔 시설을 공격했다고 보고 있다. 조르제 모레이라 다 실바 유엔 사업서비스기구(UNOPS) 국장은 "우리 직원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았으며 이는 사고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에서 "모든 유엔 시설의 위치는 분쟁 당사자들에게 알려져 있다"고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IDF는 유엔 시설이 위치한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한 적도 없다며 공습을 부인했다. 나다브 쇼샤니 IDF 대변인은 "해당 폭발은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넷자림 회랑에 다시 진입해 휴전 합의를 또 한번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협상의 문은 아직 열려있다"며 이스라엘의 휴전 복귀도 촉구했다.


박지영 기자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