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5분 만에 충전, 딥시크 이은 BYD 충격

입력
2025.03.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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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판매 세계 1위 기업인 중국 비야디(BYD)가 단 5분 충전으로 4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 시스템 ‘슈퍼 e-플랫폼’을 출시했다. 그동안 전기차는 충전하는 데 최소 30분 이상 걸리는 게 치명적 한계로 꼽혔다. 왕촨푸 BYD 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전기차 충전 시간을 내연차 주유 시간만큼 짧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충전 시간을 이 정도로 줄이면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BYD는 이런 시스템을 적용한 첫 전기차 모델을 내달부터 판매하겠다며 예약까지 받고 있다.

BYD의 발표는 더 이상 중국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기술 초격차 전략을 표방하고 나섰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실제로 ‘슈퍼 e-플랫폼’의 성능은 15분 충전으로 300㎞ 안팎을 주행하는 미국 테슬라의 슈퍼차저까지 능가한다.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며 이미 BYD 주가는 연초 대비 5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지난 1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가성비 인공지능(AI) 모델 ‘R1’에 이어 이번엔 BYD가 초고속 충전 시스템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준 건 중국의 기술 수준이 이미 고도화 단계에 올랐다는 걸 보여준다. 10년 전 미래 핵심 기술과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중국제조 2025’를 국정 목표로 제시한 뒤 꾸준히 이공계 인재를 길러내고 창업과 기업을 뒷받침하는 데 국가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LCD 산업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데 이어 TV와 휴대폰은 물론 이젠 D램 반도체까지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조선업과 석유화학 등도 힘겨운 경쟁 중이다. 우리가 믿을 건 기술밖에 없는데 이를 책임질 미래 인재는 이공계를 기피한 채 의대로만 가고 있다. 그야말로 사즉생 각오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