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여러분 생명보다 소중할 수 없어"... 석방 12일 만에 첫 메시지

입력
2025.03.20 15:50
단식 지지자들 향한 메시지
의사 출신 인요한 대신 전달
참모진은 분신 유가족 찾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단식 중인 지지자들에게 "단식을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건 지난 8일 석방 이후 12일 만이다. 석방 이후 관저에 머물며 잠잠하던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져 어수선한 시점에 다시 목소리를 냈다.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반대를 외치며 단식하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탄핵심판 결과가 아무리 중요해도, 여러분의 생명보다 소중할 수 없으니 부디 단식을 멈추시고 건강을 회복하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메시지는 의사 출신인 인요한·서명옥 의원이 전달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단식하는 분들의 건강 상태가 걱정이 돼 의사 출신 의원들께 부탁을 한 것으로 안다"며 "두 의원이 관저를 방문해 윤 대통령을 만나거나 윤 대통령에게 직접 메시지를 받은 건 아니고,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뜻을 두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석방 직후에도 "단식 투쟁을 하고 계신 분들도 계신데, 건강 상하시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뜻을 충분히 알리신 만큼, 이제 멈춰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분신 후 치료를 받다가 숨진 70대 남성 지지자들의 유가족에게도 위로를 전했다. 대통령실 일부 참모들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병원에 마련된 지지자의 빈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한 참모는 유가족에게 "대통령께서 비보를 접하시고 정말 가슴 아파하셨다. 아버님께서 남기신 유서도 몇 번이나 읽어보셨다"며 "유가족들께 정중히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아버님 뜻을 잘 받들겠다는 말씀도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 지지자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서 "공산주의자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없고 젊은이의 미래도 없다" 등의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뿌린 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헌재 선고를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입장에 따라 대국민 메시지 형식을 취하진 않았지만, 지지층을 향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만큼 본격적인 활동 재개의 전초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차분하게 헌재의 선고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자신 때문에 몸이 상하는 것에 대한 걱정, 단식을 멈춰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나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