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꼭 파면" "반드시 각하"… '사법 슈퍼 위크' 앞둔 주말 도심 찬반 총력전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초유의 '사법 슈퍼위크'를 앞둔 22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오는 24일엔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선고, 26일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가 각각 열린다. 기약없이 미뤄진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도 내주엔 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반탄(탄핵 반대), 찬탄(탄핵 찬성) 진영의 집회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이 '3·22 광화문 혁명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오후 2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2만6,000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앞면엔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뒷면엔 "이재명 즉각 체포"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각하하라" "내란수괴 이재명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번갈아 외쳤다. 경기도 안산에서 왔다는 전기재(78)씨는 "헌법재판소가 다음 주 100%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것”이라며 "한덕수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은 돌아오고, 이재명은 유죄 판결을 받아 다음 주면 모든 게 한큐(한 번)에 해결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릴 거라 자신했다. 연단에 선 조나단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서부지법이 김성훈 경호처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서부지법마저 수사가 불법이라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5대 3'으로 각하될 것이라 예상한다는 박모(64)씨는 "민주당이 탄핵하는 것마다 안 되는 것을 보라"며 "헌법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애초에 소추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들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가능성에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은 전날 마 후보자 임명 거부 등의 이유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항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주최 측은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헌법재판관들을 거론하며 노래에 맞춰 "밟아"를 외쳤으나, 마 후보자에 대해서는 "밟아" 대신 "안돼"라고 개사하며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집회 현장을 찾은 박호석(67)씨는 "대통령 탄핵이 어려워지니까 최상목을 압박해서라도 어떻게든 인용시키려는 것 같은데, 마은혁 임명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 여의대로 일대에서는 보수 성향 개신교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국가비상기도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2만5,000명이 운집했다. 참가자들은 "대한민국을 구하자" "문형배 정계선 이미선 정정미 OUT"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탄핵 각하 결정을 촉구했다.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는 촛불행동이 '132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를 열고 윤 대통령의 즉각 파면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세력 제압하자"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족과 함께 왔다는 김낙수(43)씨는 "한덕수 총리(탄핵)를 기각해 반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 다음 대통령 파면이라는 큰 건을 추진할 거다"고 예측했다. 서초구에서 왔다는 김정훈(51)씨는 "이제 봄이라 날씨가 더운데, 오늘이 정말 마지막 찬반 주말 집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땡볕에 소리를 지르고 있다"며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하루 빨리 임명해야 한다"고 했다. 촛불행동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주최로 오후 5시에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에서 시작되는 집회에 합류한다. 민주당 등 야 5당과 민주노총도 각각 낮 12시, 오후 3시 50분 '국민보고대회 대행진'과 '전국 동시다발 민주노총 총궐기 행진'을 개최하고 국회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출발해 경복궁 동십자각으로 집결했다. 비상행동 측은 이번 집회에 100만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경찰 신고 인원은 10만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