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계엄 모의 의혹' 원천희 국방정보본부장 소환

입력
2025.03.19 14:00
12·3 계엄 전날 김용현·문상호 만나
계엄·선관위 장악 등 사전 논의 의혹

12·3 불법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9일 원천희 국방정보본부장(중장)을 내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21일 원 본부장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 분석을 통해 불법계엄 관여 여부를 수사해왔다. 원 본부장은 비상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해 12월 2일,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나 대면 보고할 때 동석해 계엄을 사전 논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원 본부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 및 관련자 체포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문 전 사령관의 직속상관이다.

공수처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정보사 관계자들과 만난 '햄버거 회동'에 원 본부장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1일과 3일, 노 전 사령관 등과 만나 선관위 점거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예하 '제2수사단' 조직 등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2수사단의 목적은 선관위 서버를 확보해 부정선거 의혹을 밝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문 전 사령관이 정보사 예산을 보고하는 자리에 원 본부장이 배석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원 본부장도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정보사의 선관위 장악 관련 내용을 보고받거나 김 전 장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원 본부장은 올해 1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이후 국수본은 지난달 12일 원 본부장 등 군 관계자 6명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장수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