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때아닌 3월 중순 눈폭탄... 서울 역대 가장 늦은 '대설주의보'
입력
2025.03.18 09:29
기자
박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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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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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3월 중순 폭설… 서울 도심 출근·등굣길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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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불안한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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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평온 끝' 이스라엘 가자 공습에 300여명 사망..."대학살의 밤"
57일간 불안한 평화를 이어오던 가자지구가 또다시 불바다가 됐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휴전 2단계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17일 밤(현지시간) 무차별 공습을 퍼부었다. 사실상 전쟁 재개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가자지구는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 최소 300명이 죽고, 어린아이들은 피투성이가 된 채 병원에 실려 왔다. 휴전 기간 군 수뇌부를 전쟁 강경파로 물갈이한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고강도 작전을 다짐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AP통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18일 오전 2시 30분쯤 엑스(X)를 통해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테러 목표물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밤부터 시작된 가자 공습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실이 이미 지난 주말(15, 16일) 가자 공습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에는 통곡이 들끓었다. AP는 가자 보건부를 인용해 "최소 325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며 "2023년 10월 7일 개전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날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가자에 있는 유니세프 직원은 AP에 "피란민 캠프가 공습을 당해 어린이 최소 수십 명이 사망한 것을 목격했다. 비명과 구급차 소리가 사방에서 울렸고 병원은 포화상태"라고 말했다. 미국 CNN방송은 "대학살의 밤이었다"고 표현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전쟁 재개 책임을 하마스에 돌렸다. 앞서 지난 1월 19일 시작됐던 '휴전 1단계(6주 휴전 및 이스라엘인 인질 33명 석방)' 기간이 이달 1일 만료됐는데도, 하마스가 '휴전 2단계' 협상에 적극 참여하지 않아 군사 작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인질 전원 석방과 (하마스 섬멸이라는) 전쟁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고, 휴전 기간 구호품 통행 등이 허용됐던 가자 최남단 라파 검문소가 다시 봉쇄됐다는 언론 보도(TOI)도 나왔다. 하마스는 반발했다. 당초 양측이 합의했던 휴전 2단계 조건은 '인질 전원 석방 및 IDF의 가자 완전 철수'가 골자였는데, 이스라엘이 철군을 거부하며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졌다는 게 하마스 측 주장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단계 휴전 대신 '50일 추가 휴전 및 남은 인질(59명) 절반 석방'을 골자로 한 '1단계 휴전 연장안'을 제시했으나 하마스는 이스라엘 완전 철군을 주장해 왔다. 외신들은 향후 전쟁이 지난 1월 휴전 이전보다 더 격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휴전 기간 동안 네타냐후 정부의 극우 성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비교적 온건 성향이었던 헤르지 할레비 전 참모총장이 지난 6일 사임하고 강경파 인사 에얄 자미르 예비역 소장이 임명된 건 상징적 변화다. 극우 인사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최근 몇 주 동안 전쟁 재개를 준비해왔다"며 "하마스를 파괴할 때까지 가자에 강력한 공격을 퍼붓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행정부의 태도 변화도 가자 주민들에겐 악조건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적어도 대외 메시지로는 이스라엘에 민간인 피해 감소를 압박했던 것과 달리, 지난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폭 지지를 보내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트럼프 행정부는 사전에 이스라엘과 가자 공격을 협의했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에 지옥이 터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무엇보다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전쟁을 장기화할 것이란 의혹이 거세다. 휴전 기간 동안 부패 혐의 재판이 진행되고 하마스 기습 허용 책임론이 커지자 다시 전쟁을 통해 국내 여론 단속에 나섰다는 비판이다. TOI는 "갑작스러운 가자 전투 재개 뒤 이날 예정돼 있던 네타냐후 총리 부패 재판 일정이 취소됐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골란 노동당 대표도 "네타냐후가 자신의 '생존 게임'을 위해 시민과 군인 목숨을 악용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금개혁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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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처리' 넣자 고집에 연금개혁안 20일 본회의 처리 불투명
여야가 18일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 13%, 소득대체율(받는 돈) 43%’를 골자로 한 모수개혁을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구조개혁을 논의할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구성안에 ‘여야 합의 처리’ 문구를 넣자고 전제조건을 내걸면서 제동이 걸렸다. 모수개혁안의 20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당분간 연금개혁이 다시 헛돌 가능성도 남아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거부권 행사의 명분으로 활용할 저의가 의심된다”며 “논의가 계속 공전될 경우, 합의안을 기초로 단독 처리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달 안에 편성안을 제출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모수개혁은 앞서 14일 여야가 합의한 내용이다. 군복무∙저출산 크레디트(보상 차원에서 국민연금 가입기간 추가로 인정)와 저소득층 지원도 양측의 간극을 좁혔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여야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은 여야가 합의했고 크레디트와 저소득층 지원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만 큰 틀에서 합의됐다고 봐도 된다”며 “향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하고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모수개혁 이후 구조개혁을 논의할 연금특위 구성과 관련해 합의 처리라는 표현이 담겨야 하는지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21대 국회 연금특위 발족 당시에도 ‘여야 합의 처리’ 문구가 있었는데 굳이 민주당이 빼자고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성준 원내수석은 “위원장을 국민의힘으로 했다는 건 여야 합의가 됐다는 뜻 아니겠느냐”면서 “굳이 해당 문구를 넣겠다는 건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주는 것이어서 받을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 같은 입장 차가 이후 극명하게 부각되면서 합의 파기 직전으로 치달았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모수개혁은 복지위에서 여야 간사가 논의해서 처리하기로 한 건 맞는다”면서도 “연금특위 합의 처리를 전제로 한 구성이 먼저 선결돼야 한다는 게 우리 당 입장”이라고 압박했다. 연금특위 구성안 ‘합의 처리'를 모수개혁의 조건으로 강조한 것이다. 이에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맞불 간담회를 열고 “오전 회동에서 ‘모수개혁 입법 논의 후 연금특위 운영 원칙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는데 국민의힘의 회견은 앞선 합의를 뒤집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논의가 계속 공전하면 합의안을 기초로 야당 단독 처리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윤대통령 탄핵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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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 측 "진술 오염? 민주당 소개 변호인은 날 피했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최근 여권에서 얘기하는 "진술 오염" 주장에 대해 "특정 정당에 유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회유 주체로 지목된 더불어민주당 소개 변호사는 자신이 강제구인될 때 전화도 받지 않아 되레 "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이후 검찰 조사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신문에서는 있는 그대로 말했으며, 이달 말 본격화하는 형사재판에서도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1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곽 전 사령관 측은 최근 정리한 '변호인 선임 관련 입장'에서 곽 전 사령관이 앞서 6명의 변호사와 접촉했던 과정을 밝히며 "진술 오염"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여권은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 측에서 소개한 변호사들과 만났고 △이들의 회유로 오염된 자수서를 세 차례 작성했으며 △최근 언론 보도로 공개된 곽 전 사령관과 지인의 통화에서도 민주당 측 회유·협박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헌문란 목적을 입증할 곽 전 사령관의 '국회의원 연행 지시' 진술이 오염됐다면 탄핵소추를 각하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곽 전 사령관은 그러나 민주당이 소개한 변호사 2명은 선임계도 내지 않았고 도움을 주지도 않아 회유당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의원이 지난해 12월 10일 소개한 A변호사는 당일 국회 국방위원회에만 배석한 뒤 다시 만나지 않았다. 부승찬 의원이 소개한 B변호사는 12월 15일 오전까진 변론을 약속했지만, 당일 오후 의사를 철회했다. 다음 날 군검찰이 구인영장 집행을 위해 자택에 찾아왔을 때, 곽 전 사령관은 B변호사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고 결국 정식 변호사 선임 없이 구속됐다. 곽 전 사령관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구속을 당하자 B변호사와 부 의원에 대한 원망이 컸다"며 "민주당 전체를 믿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나 탄핵심판 증인신문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없었다는 게 곽 전 사령관 입장이다. 그는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연행 지시 등을 '자백'한 이유에 대해선 "사실대로 말해야 부하들이라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달 '옥중 입장문'에서도 같은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곽 전 사령관 측은 지난해 12월 검찰에 제출한 자수서 3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국회의원 연행 지시 관련 내용은 1차 자수서에만 포함됐다. 2·3차 자수서는 지난해 '안가 회동' 등 계엄 핵심 관계자 모임, 계엄 종료 후 김 전 장관과의 통화 등 전후 상황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 측 주장처럼 변호인 압력 때문에 거짓 진술을 반복한 게 아니라 추가 소명을 위해 매번 다른 주제로 자수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곽 전 사령관은 향후 재판에서도 그간 검찰 조사와 탄핵심판에서 했던 진술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피의자신문조서 등 증거에도 대부분 동의할 계획이다. 그는 법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국민께 사죄드린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 전 사령관의 첫 공판기일은 이달 26일 열린다.
빨라진 대선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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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이재명 싫어하는 사람 더 많아... 다른 후보로 정권 교체 더 쉽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후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조기 대선 국면과 관련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아닌, 다른 (대선) 후보를 내면 정권 교체를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18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대표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그는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대선 후보를 놓고 경쟁했으나 패했고, 지난해 1월 민주당을 탈당한 뒤 현재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설령 (이재명 대표가) 이긴다고 해도 그 거부층을 어떻게 안고 국가를 운영하겠냐"라며 "민주당이 책임 정당이라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제라도 대선 후보로서 '이 대표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윤석열과 이재명, 둘의 정치가 함께 청산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에서 다른 좋은 대안을 내놓으면 협력할 여지가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러나 이 대표 이외의 인물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해질지에 대해선 "아마 (후보를 바꾼다는) 고민도 못 하고 그냥 (대선 준비 단계로)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본 것이다. 이날 이 전 총리는 이 대표의 '중도 보수' 행보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그는 "아직 효과를 말하기에는 빠른 시기"라고 신중함을 표하면서도 "지금 민주당에 부족한 것은 중도 친화적 행보가 부족하다기보다는 일관성·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오락가락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진행자가 민주당 내 비(非)이재명계 인사 등을 향한 이 대표의 통합 행보를 언급하면서 '(이 대표와)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으셨다'고 언급하자, 이 전 총리는 "(이 대표와는 예전에) 몇 번을 만났다. 만나 보면 알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이 대표와의 과거 회동을 거론하며 구체적 대화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다만 "사진을 찍는다, 악수한다, 식사한다, 이런 것이 더 목표였던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며 "실제로 대화를 해 보면 별로 얻은 것 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