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우드스톡'?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에 2만5000명 운집

입력
2025.03.18 04:30
젠슨 황, 차세대 AI 가속기 발표 전망
삼성전자 등 400여 개 기업 전시 참여


미국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행사 그래픽처리장치 기술 콘퍼런스(GTC)가 17일(현지시간) 개막했다. 매년 3월 엔비디아 본사가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GTC는 '인공지능(AI) 업계 우드스톡'으로 불리는 행사다. 우드스톡은 1969년 미국에서 열린 역사적인 음악 페스티벌의 이름으로, 문화적 혁신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말이다.

AI 업계 전반의 혁신과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올해 GTC에는 전 세계에서 2만5,000여 명이 직접 참석한다.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 참석자가 1만 명이 채 되지 않던 것과 비교해 배 이상 늘었다. 온라인 참가자는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1일까지 약 1,000개의 세션이 열리고, 2,000여 명이 연사로 나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약 400개 기업이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참가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18일 열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다. 엔비디아는 매해 GTC에서 주요 신제품을 발표해 왔다. 지난해 GTC에서는 신형 AI 가속기 '블랙웰'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황 CEO가 이번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블랙웰인 '블랙웰 울트라'를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블랙웰 후속 제품인 '루빈'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시대 최고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지난달 393억 달러(약 56조8,670억 원)를 웃도는 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었다. 그러나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12%가량 하락한 상태다. 블랙웰이 발열 등 문제를 보이고 있다는 소문에 더해 미국 정부의 수입품 관세 상향,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비용·고효율 AI 모델 출시에 따른 첨단 칩 수요 감소 우려 등이 맞물린 탓이다. 미국 테크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물론 엔비디아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분명한 점은 엔비디아가 이번 행사를 통해 긍정적 신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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