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원고가 대구고를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경북고의 전반기 주말리그 경상권B 우승이 유력해졌다.
지난 8일 2025 고교야구 전반기 주말리그 경상권B 개막전에서 숙적 경북고에 일격을 당한 대구고는 남은 경기에서 전승과 최소 실점을 해야 경북고에 역전 우승이 가능했는데, 16일 대구상원고에 4-7로 패했다.
대구상원고는 15일 경북고와의 대결에서 에이스 김세은을 풀가동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1-4로 져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여기에 한계투구수 제한으로 16일 대구고전에 김세은의 등판이 불발돼 에이스 부재 속에 대구고를 마주했다.
이날 경기에서 대구상원고의 승리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올해 대구고의 전력은 경북고와 대구상원고에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이유는 단연 고교 최강 투수진이다. 김민준(3년), 정일, 정원, 이현민(이상 2년), 여현승, 나현서(이상 3년), 조용준(2년)에 지난해 제71회 전국야구선수권대회 MVP 임휘윤마저 신입생으로 가세한 투수층은 전국구 레벨이다.
또한 대구고는 일정에서도 유리했다. 대구고는 15일 그룹 최약체로 평가받는 대구북구SC와 경기를 펼치며 투수진의 누수 없이 16일 대구상원고전에 돌입했다. 반면 대구상원고는 15일 라이벌 경북고와 사투를 벌였고 에이스를 소모하며 대구고전에 임했다.
16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수중전으로 치러진 양 팀은 경기 전부터 팽팽한 기 싸움에 한 치의 물러섬 없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고교 야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날 경기는 대구상원고가 2회말에 7번 서승환의 투런 홈런과 3회 1사 1·3루에서 터진 4번 김성휘의 2타점 2루타로 4-0으로 앞서나갔다. 대구고는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4-7로 쫓아가며 대구상원고를 압박했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로써 대구상원고는 대구고의 전반기 주말리그 우승의 실낱 같았던 희망을 끊는 동시에 2023년 이후 대구고전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김승관 대구상원고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기 않고 싸워준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감사함을 돌린다. 선발 황준석이 공이 좋았는데 2회 손가락에 이상이 생겨 급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서찬혁(3년)이 6.2이닝 경기를 이끌어 줬던 것이 컸고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싸우려는 의지, 투지를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025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도 변함없이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전해왔다.
대구고 유격수 박승찬(2년)은 매끄러운 수비와 고비 때마다 터지는 날카로운 타격을 보이며 팀의 확실한 리드오프로 자리 잡았다. 타율 0.538(13타수 7안타)을 기록하며 대구고가 경북고와 대구상원고전에서 기록한 팀의 총 13안타 중 절반이 넘는 7개의 안타를 혼자 생산했다.
경북고 유격수 권현규(3년)는 수비 하나만 보면 한국 고교야구에서 비교 대상이 없다는 평가다. 14일 경북고 야구장에는 다수의 프로구단 스카우트가 권현규의 몸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방문했다.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이미 권현규의 수비는 프로 스카우트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권현규는 유격수로서 센스, 감각, 움직임, 미트질, 풋워크, 상황판단, 타자와 주자 움직임을 보고 선정하는 수비위치, 어깨, 송구의 정확성 모든 면에서 최고다. 최근 보기 드문 완성도가 높은 유격수라며 저 정도의 수비는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 두산의 김재호 선수의 수비와 흡사하다”고 평했다.
경북고는 남은 전반기 주말리그 3경기(대구북구SC, 제주고, 대구고)에서 대구고전 포함 2패와 대량 실점하지 않는 이상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